학력 격차 더 심해졌다…"읍면지역 강사 구하기도 어려워"

장윤서 2023. 1. 1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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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 11명이 공동주최한 '부모의 배경이 학력격차에 미치는 영향과 해소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이태규 의원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부모의 소득에 따른 학생들의 학력 격차가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 등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 11명은 국회에서 ‘부모의 배경이 학력 격차에 미치는 영향과 해소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은 “교육이 한국 사회를 더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만들고 있다”며 “여야의 차이를 넘어서 지혜를 만들어야 할 중요한 주제”라고 말했다.


학력 양극화, 10년 사이 더 심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실시한 국제학업성취평가 결과 비교. 이태규 의원실·EBS 제공
발제자로 나선 김성식 서울교대 교수는 교육 불평등 현상이 최근 더욱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실시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5세 학생의 읽기, 수학, 과학에서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2000년 6%에서 2015년 14.5%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점수에 대한 가정배경의 영향력’ 지수도 22에서 42.8로 두배 이상 급증해 주요 국가 중 가장 높았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연구 결과도 비슷했다. 소득 1분위와 5분위 간 차이를 보여주는 양극화 지수가 2020년에 대부분 지표에서 100을 넘어섰다. 양극화 지수는 2010년을 기준으로 같으면 100으로, 양극화가 심화할수록 수치가 커진다. 특히 고2의 학업 성취 지표가 177.7로 양극화가 가장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가구소득에 따라 사교육비 지출 차이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사교육만으로 학력 격차를 모두 설명하지는 못한다”며 “부모의 경제력은 학교 밖뿐만 아니라 학교 내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학교 안에서의 기회가 다르게 주어질 수 있고, 같은 교육을 받더라도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읍면지역 강사 구하기도 어려워”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2022년 10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현장에선 지역 간 격차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교영 경기 양주백석중 교사는 “전교생 600명 중 국어나 수학에서 기초학력 미달인 학생이 120명이었다”며 “협력 강사를 구하려고 했지만, 공고를 두세번씩 냈다”고 말했다. 정부가 기초학력 협력 강사를 지원하고 있지만, 정작 기초학력 문제가 시급한 읍면 지역에선 강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것이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종합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의 학력 격차 대책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위주였지만 경제력 차이가 학력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는 정책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강의식 수업보다 활동, 협동중심의 학습으로 모든 학생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등이 언급됐다.

박대권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 없이 학교만 바꾸려고 한다. 학교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간 격차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는 “비수도권 지역의 고교평준화를 해제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윤정 교육부 기초학력진로교육과장은 “기초학력에서 학부모의 역할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지원 측면에서만 접근할 게 아니라 지역의 인구정책, 일자리 정책이 같이 연동될 수 있도록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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