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부진' 고우석 "일본 만나면 자신 있게 승부하겠다"
차승윤 2023. 1. 17. 18:01
"일본을 다시 만나면 자신 있게 승부하겠다."
KBO리그 최고의 수호신으로 성장한 고우석(25·LG 트윈스)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다. 그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그동안의 국제대회 부진을 되갚겠다고 다짐했다.
고우석은 지난 16일 서울 청담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WBC 국가대표팀 기자회견에 선수단 대표로 참석했다.
고우석은 지난해 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다.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해 생애 첫 구원왕에 올랐다. 시즌 후 각종 시상식에서 최고구원투수, 최고투수상을 휩쓸었다.
통산 세이브 123개의 고우석이지만, 국제대회에서는 아직 성과를 내본 적이 없다. 2019년 프리미어12에서 첫 성인 대표팀에 뽑혔지만 3경기 3이닝 2실점에 그쳤다. 두 번째 대회였던 2021년 도쿄 올림픽 때는 더 큰 실망을 안겼다. 오프닝 라운드 미국과의 2차전에서 5회 등판해 2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했다.
더 치명적인 장면은 도쿄 올림픽 일본과 준결승 1차전에 나왔다. 8회 말 2-2 동점 상황에 등판한 그는 1사 1루 때 곤도 켄스케에게 2루 땅볼을 유도하고도 1루 베이스 앞에서 헛발질했다. 헛발질의 나비 효과는 컸다. 고우석은 이후 흔들리며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야마다 테츠토에게 싹쓸이 2루타를 맞아 패전 투수가 됐다.
상처만 남긴 한일전이지만, 고우석은 더 강해졌다고 했다. 고우석은 16일 기자회견에서 "WBC 대회는 처음 나간다.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할 때 항상 가슴속에 무언가 생긴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고우석은 "지난 올림픽 때는 실력이 많이 부족했다. 일본과의 경기를 계기로 '2년 동안 더 발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노력했다"며 "지난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일본 대표팀과 다시 만나면 자신 있게 승부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고우석의 말대로 그는 지난해 2021년과는 다른 투수가 됐다. 2021년 고우석은 평균자책점(2.17)은 낮아도 중요한 상황에서 무너졌다. 블론세이브가 7개에 달했다. 그러나 2022시즌 평균자책점도 낮아졌고, 블론세이브는 2개로 줄었다. 승부처 활약에 따라 매겨지는 WPA(승리확률 기여도)가 1.41에서 4.85로 크게 올랐다. 커브를 레퍼토리에 추가하며 투구 완성도가 크게 개선된 덕분이다.
21세기 한국 대표팀 뒷문을 가장 오래 지켰던 건 '끝판왕' 오승환이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에는 오승환의 이름이 없다. 최고 마무리로 떠오른 고우석이 그 계보를 이어야 한다. 고우석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메이저리그(MLB) 도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WBC는 그에게 정상급 선수들을 경험하고, 자신을 MLB에 어필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고우석은 "아직 대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부담보다는 설렘이 먼저 느껴진다. (마무리투수) 대선배들을 잇는다는 생각보다는 잘 준비해보려 한다. 지난 시즌 좋았던 부분과 올 시즌 잘하고 싶은 부분을 잘 준비해서 이번 대회에 활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차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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