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UAE의 적' 대통령 발언 놓고, 여 "실질적 위협" 야 "외교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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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언급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외교참사'라면서 맹공을 퍼부었고, 국민의힘은 UAE 순방 성과를 부각하면서 대통령을 적극 엄호했다.
태영호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이란은 한국의 적'이라고 발언했다면 부적절했겠지만, 아랍과 UAE를 언급하면서 격려 차원에서 한 말이 왜 외교 참사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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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남소연 기자]
▲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 남소연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는데 UAE의 적이 이란인가"라고 조현동 외교부 1차관에게 물었다.
조 차관이 "외교부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특정 국가 간 관계에 대해 설정하는 말씀은 드리기 어렵다"고 답하자 우 의원은 "차관 말씀대로 특정 국가 간의 관계에 대해 말하는 건 외교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 의원은 이어 "문제는 이런 잘못된 정보를 누가 (대통령에게) 입력시켰느냐는 것"이라면서 외교부가 적절한 보좌를 하고 있느냐고 꼬집었다.
조 차관이 '윤 대통령의 발언은 장병 격려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변하자 우 의원은 "장병을 격려하러 갔으면 보통 '수고를 잊지 않겠다', '여러분들은 애국자다'라고 격려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같은 당 조정식 의원도 "윤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도 어김없이 사고를 쳤다. 세간에는 윤 대통령의 입이 '최대 안보 리스크'라는 말이 나온다"면서 "이 발언은 외교부에서 준비했나, 대통령실에서 준비했나, 아니면 윤 대통령이 현장에서 즉석에서 한 발언인가"라고 추궁했다.
조 의원은 또 "'주적'이라는 말은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때 이미 폐기되어 사용하지 않는 단어"라며 "그럼에도 그런 용어를 소환해 우리 안보와 국익에 도움이 전혀 안 되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김상희 의원 역시 "다른 나라가 윤 대통령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겠나. 이런 외교를 하는 대통령이 어디에 있느냐. 부끄러운 일"이라고 윤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
ⓒ 남소연 |
여당의 비판이 이어지자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UAE 국민 입장에서 가장 위협을 느끼는 나라가 이란"이라며 "UAE에 국방력이 필요한 것은 당장 이란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도 파병을 해서 UAE를 도와주고 있는 게 아니냐"고 윤 대통령 발언을 감쌌다.
정 의원은 "왜 사실인 이야기를 자꾸 빙빙 돌려서 (윤 대통령이)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를 한 것처럼 대답을 하느냐"며 조 차관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같은 당 윤재옥 의원은 "UAE 순방에서 300억 달러 상당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받았다"면서 윤 대통령의 순방 성과를 부각시켰다. 윤 의원은 "UAE에서의 발언은 우리나라와 이란과의 관계와는 상관 없는 발언"이라면서 "엄청난 외교적 성과를 냈는데 불필요하게 확대 해석되지 않도록 외교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태영호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이란은 한국의 적'이라고 발언했다면 부적절했겠지만, 아랍과 UAE를 언급하면서 격려 차원에서 한 말이 왜 외교 참사인가"라고 반문했다.
태 의원은 그러면서 "장병들 앞에서 군 통수권자가 이 정도 발언은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오히려 국내에서 이를 가지고 갈등을 만들고, 이란과의 관계를 파괴하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각)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 장병들을 만나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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