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트로트가 싫어요, 정말로?
[이돈삼 기자]
▲ 트로트가 한창 유행일 때의 음악다방 디제이 모습. 영암 트로트 가요센터에서 만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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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짝쿵짝 리듬에 맞춰 야야야야 노래를 해요 / 춤추는 세상 신나는 세상 마음껏 즐겨 보아요 (...) 모이자 트로트 전국팔도 모두 모이자 부르자 트로트 남녀노소 모두 부르자' 송가인의 노래 '트로트가 나는 좋아요'의 일부분이다.
'울 할머니 등에 업혀 살 때 들려오던 그 노래들 / 아버지 술 한잔 걸치시면 단골 레파토리 / 오오 올드해서 싫어 촌스러운 뻔한 멜로디 (...) 근데 요즘 내가 점점 이상해 아빠랑 똑같아 술만 먹으면 / 내가 이래도 되는지 불러본다 사랑은 얄미운 나비인가 봐' 임창정이 부르는 '나는 트로트가 싫어요'의 앞부분이다.
▲ 트로트 가요센터 전경. 월출산 자락, 전라남도 영암에 자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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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로트 가요센터의 1층 전시관. 한국 트로트의 역사를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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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자와 함께 한국 트로트계를 주름잡았던 '국보급 가수' 하춘화와 엮이는 전남 영암으로 간다. 신나는 트로트 음악을 듣고, 월출산의 기(氣)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하춘화의 노래 기념비도 있고, 트로트 가요센터도 있다.
▲ 하춘화의 음반 표지들. 트로트 가요센터의 2층 하춘화 전시관에서 만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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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춘화는 '영암아리랑' '잘했군 잘했어' '날 버린 남자' '사랑이 야속하더라' '항구의 여자'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6살 때인 1961년 '효녀 심청 되오리다'로 데뷔했다. 지금까지 무려 2500여 곡의 노래를 발표했다.
▲ 트로트 가요센터 2층의 하춘화전시관. '국보급 가수' 하춘화의 일생을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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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암군 학산면 금계리 계천마을. 하춘화의 아버지(하종오, 2019년 작고)가 나고 자란 고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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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은 하춘화의 아버지(하종오, 2019년 작고)가 나고 자란 고을이다. 전라남도 영암군 학산면 금계리 계천마을이다. 하춘화도 영암을 고향으로 여기며, 일상에서 영암을 자랑스러워하며 사랑했다.
영암에는 하춘화의 대표곡인 '영암아리랑' 노래비가 네 군데 세워져 있다. '영암아리랑'은 영암과 월출산을 배경으로 이환의가 노랫말을 쓰고, 고봉산이 곡을 붙인 노래다. 하춘화가 17살 때인 1972년에 불렀다. 불후의 명곡이다.
노래비는 월출산 천황사 길목에서 만난다. 1986년 영암군산악회에서 세웠다. 노랫말을 적은 비를 사각 받침돌에다 올렸다. 왕인박사유적지에도 노래비가 있다. '영암아리랑'과 함께 '영암향토가'를 나란히 세웠다. 사람의 형상에다 월출산에 보름달이 떠오르는 모습을 표현했다.
월출산 기찬랜드에도 있다. '영암아리랑'과 함께 '월출산연가'를 함께 새겼다. 영산강 하굿둑에 지름길도 생겼는데/ 영암 떠난 우리님은 어이하여 안오시나, 로 시작되는 '월출산연가'는 하춘화가 직접 곡을 썼다. 기찬랜드의 노래비 앞에 트로트 가요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또 하나의 노래비는 영암군 서호면 몽해마을에 세워진 '영암아리랑' 작사비다. '영암아리랑'의 노랫말을 쓴 이 마을 출신인 이환의(1931∼2021) 전 문화방송 사장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 건립됐다.
트로트 가요센터 옆에 가야금산조 테마공원도 있다. 가야금 산조의 창시자인 악성 김창조를 기리는 공간이다. 가야금 관련 유물과 자료를 전시하는 기념관, 공연장 등으로 이뤄져 있다. 가야금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트로트 가요센터가 자리한 기찬랜드는 월출산의 허리춤을 따라가는 '기찬묏길'과도 만난다. 기찬묏길은 월출산 천황사 주차장에서 왕인박사유적지까지 15㎞에 이른다. 월출산이 내뿜는 기(氣)를 호흡할 수 있는 길이다.
기찬랜드에서 멀지 않는 왕인박사유적지를 둘러봐도 좋다. 왕인박사를 기리는 사당이 있다. 박사가 마셨다는 성천(聖泉)도 복원돼 있다. 어린 왕인이 공부했다는 문산재, 책굴도 있다. 유적지 내 영월관에선 지금, 영암의 근현대사 100년 사진전을 하고 있다.
유적지 인근의 상대포는 왕인박사가 일본으로 가려고 배를 탔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상대포를 품은 구림마을도 역사 깊은 한옥마을이다. 돌담길을 따라 마을을 하늘거리는 것도 겨울 한낮의 여유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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