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과학 기술 선택권·통제권, 우리 생존권만큼 중요"

尹, '미래 비전 두바이 포럼' 참석
"결정권, AI에 통째로 양도하는 일 벌어질 수도
인간의 존엄, 어떤 일 있어도 포기해서는 안돼"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두바이 미래박물관에서 열린 미래비전 두바이 포럼에서 과학기술의 미래비전에 대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미래 비전 두바이 포럼'에 참석해 과학 기술에 기반한 인류 공통의 위기 극복 및 인간의 존엄이 최고의 가치로 존중받는 미래를 위한 글로벌 연대를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UAE 두바이 미래 박물관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미래는 예측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인간의 존엄이 최우선 가치로 존중되는 미래를 함께 설계하며 글로벌 연대를 통해 이를 구현해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아인슈타인이 했던 '낡은 지도로는 세상을 탐험할 수 없다'는 말을 인용하며 "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살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도 새로운 지도가 필요한 때"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어떠한 과학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과학기술은 우리의 미래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 기술선택권과 기술통제권은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는 우리에게 생존권만큼 중요하다"며 "주어진 권한을 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미래를 먼저 설계하고, 기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어떠한 일이 있어도 포기할 수 없고 포기해서는 안 되는 가치가 인간의 존엄"이라며 "우리는 이미 다양한 형태의 AI(인공지능) 로봇과 공존하고 있는데, AI에 익숙해지다 보면, 우리의 결정권을 AI에 통째로 양도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은 끊임없는 혁신으로 진화하되,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일에 전적으로 기여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미래 비전 두바이 포럼'은 각 분야 석학 및 양국 장관들이 인류의 미래를 위한 대통령의 제언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윤 대통령과 함께 리처드 데이비스 헤임즈 아시아 미래기획원 회장, 린다 밀스 뉴욕대 수석부총장, 레이 오 존슨 UAE 기술혁신연구소장 등 석학들과 사라 알 아미리 UAE 첨단기술 특임장관,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등 양국 정부 관계자가 패널로, 양국 각료, 기업인 등 150여 명이 청중으로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제안한 과학기술적 해법을 통한 보편적 가치 증진과 인류 문제 해결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에서 미래비전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행사에 앞서, 윤 대통령은 셰이크 아흐메드 에미레이트 그룹 회장(두바이 민항청장)의 안내를 받아 두바이 미래박물관에 있는 우주 및 바이오 관련 전시물들을 둘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