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 KF-21, 6개월 만에 초음속 비행 성공

방사청 "시제 1호기, 시속 1224㎞ 돌파"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국산 초음속 전투기 '보라매' KF-21 시제 1호기가 첫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다. 국내기술로 개발한 항공기가 음속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방위사업청은 17일 오후 3시15분께 KF-21 시제 1호기가 첫 초음속 비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1호기는 이날 오후 2시58분께 경남 사천시에 위치한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이륙, 남해 상공에서 고도 약 4만ft로 비행하면서 처음으로 음속(마하 1.0·1224㎞/h)을 돌파했다. 56분간 비행을 수행한 뒤 오후 3시54분께 착륙했다.

사천비행장을 이륙하는 KF-21 시제 1호기 [사진제공=방위사업청]

KF-21은 지난해 7월 최초 비행 이후 현재까지 80여 회의 비행을 통해 고도·속도 등 비행 영역을 계속해서 확장했으며, 이날 초음속 비행까지 성공한 것이다. '보라매'가 처음 음속을 뛰어넘은 비행에서 조종간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소속 이동규 수석이 잡았다.

국내기술로 개발한 독자 형상을 갖춘 항공기가 음속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골든이글)이 2003년 음속을 돌파했던 사례가 있지만, T-50은 미국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된 것이다.

이날 비행으로 KF-21이 음속 영역에서 기체의 구조적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 항공기가 마하 1.0을 돌파할 경우 공기저항으로 날개를 비롯한 기체에 충격파가 발생하고, 주변 공기흐름이 불안정해지면서 항공기 구조의 건전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KF-21이 음속 돌파 시 충격파 등을 극복해 정상비행한 건 초음속에서 기체의 구조적 안정성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KF-21 [사진제공=방위사업청]

방산 당국은 앞으로 음속 영역에서 KF-21의 고도·속도를 더욱 높여 나가는 한편 초음속 구간에서의 비행 안정성을 점검·검증하고, 이를 체계개발에 지속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수많은 이들의 헌신과 노고 덕분에 드디어 국내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초음속 항공기를 보유하는 역사적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며 "공군 및 방위사업청 관계자와 한국한공우주산업(KAI) 소속의 개발진, 시험비행 조종사 등 그간 애써준 모든 사람에게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격려했다.

이어 "이번 초음속 비행 성공을 통해 우리 군은 과학기술 강군 건설의 토대를 더욱 공고히 했다"며 "더불어 4대 방산수출국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쾌거를 거둘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