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주가 올해 20% 껑충…역대급 실적에 주주환원 기대

김경희 2023. 1. 1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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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금리가 오르면서 지난해 막대한 이자 수익을 거둔 은행들이 주식 시장에서도 날개를 달았다. ‘만년 저평가’라는 오명을 떨치고 올해 들어 누적 20% 이상 상승세다. 실적 호조에 배당 기대감까지 더해진 영향이다.

지난 16일 종가 기준 KB금융은 전거래일 대비 2600원(4.53%) 오른 6만원을 기록했다. 6만원대 진입은 지난해 5월31일 이후 처음이다. 신한지주도 전일 대비 2750원(6.7%) 오른 4만3800원으로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주가를 찍었다.

올해 누적 상승률로 보면 4대 금융지주 중 하나금융지주 성적이 가장 좋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일 4만800원에서 16일 기준 5만2600원으로 28.92% 상승했다. 이어 신한지주(27.7%), KB금융(26.05%), 우리금융지주(18.22%)순이었다. 한국거래소가 4대 금융지주, 카카오뱅크 등 은행업 대표종목의 주가 흐름을 토대로 산출하는 KRX 은행지수도 21.1% 급등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은행주 상승을 견인한 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었다. 올해 들어 이들이 사들인 4대 금융지주 주식은 7340억 원어치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지난 16일 기준 외국인은 신한지주 주식(757억 원)을 삼성전자(670억 원)보다 더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은행주가 뜨는 이유는 올해도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막대한 이자 수익 등 실적을 거둘 거란 기대감에 현금 배당 등 주주환원 강화 움직임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기 침체기에 수익률이 좋았던 업종은 이익 안정성이 빛을 발하는 업종이었고 그중 하나가 은행”이라며 “올해도 은행 본연의 업무영역인 이자수익에서 하방 안정성이 지속할 전망이고, 은행들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바탕으로 한 배당주로서의 매력이 향후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 2일 금융지주 7곳에 공개서한을 보내 현금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하라고 요구하는 등 ‘은행주 제가치 찾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같은 날 신한지주가 자본비율 12%대를 초과한 부분은 주주환원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히자 주가가 하루 만에 8% 치솟았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다만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주환원을 확대하기 위해 은행들이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을 2~5%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예를 들어 은행들이 위험가중치가 낮은 담보, 보증 위주의 대출을 주로 취급하게 되면 서민 등 취약차주의 대출 장벽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획일적인 RWA 성장률 관리는 유연한 유동성 공급 기능을 저해함에 따라 국내 경제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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