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통령 입이 안보리스크”…尹 ‘이란 발언’ 십자포화

구채은 2023. 1. 1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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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메리트(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발언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십자포화가 이어졌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한국과 이란의 관계와는 무관하다. 장병 격려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진화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이래서 '대통령의 입이 최대 안보리스크'라는 말이 있는 것", "장병을 격려하기 위해 왜 그런 말을 해야 하나", "또 사고를 친 것"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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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장병격려' 취지와 맞지 않아"
與 "얼토당토 않는 얘기 한거 아니야"
외교부 "이란과 소통해" 진화 총력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17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메리트(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발언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십자포화가 이어졌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한국과 이란의 관계와는 무관하다. 장병 격려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진화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이래서 ‘대통령의 입이 최대 안보리스크’라는 말이 있는 것”, “장병을 격려하기 위해 왜 그런 말을 해야 하나”, “또 사고를 친 것”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野 "'장병격려' 취지와 맞지 않아" 與 "얼토당토않은 얘기 한 거 아니야"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발언이 적절치 않았다며 집중 질타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장병 격려’ 취지라는 정부의 해명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우 의원은 “장병을 격려하러 갔으면 수고를 잊지 않겠다. 애국자라고 보통 격려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우 의원은 “특정 나라에 갔으면 특정 나라와의 외교에 집중해야지 인접 국가와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발언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조정식 의원도 “세계 어느 나라도 ‘주적’이라는 표현을 안 쓰거나 폐기를 하고 있는데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때 이미 사용하지 않는 용어를 윤 대통령이 소환했다”면서 “우리 안보와 국익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발언으로 또 사고를 친 것”이라고 직격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다만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인 정진석 의원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실질적으로 타당한 얘기라고 엄호했다. 정 위원장은 “아랍에미리트 국민들은 이란을 최대 위협국가로 보고 적대적 인식을 갖고 있다. 그래서 우리도 파병해서 아랍에 메리트를 도와주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정 의원은 “사실인 얘기를 자꾸 빙빙 돌려서 얼토당토 않는얘기를 한 것처럼 하나”라고 했다.

태영호 의원도 논평을 통해 “만약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에 '대한민국의 주적은 북한이니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사명을 다해 달라'고 했다면 민주당은 이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실언이라고 말할 것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공개 발언이 아닌 장병 격려를 위한 발언을 이런 식으로 뒤집어씌워 이란과의 불화의 씨앗으로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교부 "이란 측에 취지 설명..장병 격려 차원의 말씀" 진화 총력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란 외무부가 한국 정부의 설명을 촉구한 것과 관련해 외교부는 17일 “이란도 우리의 발언의 취지를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거듭 진화에 나섰다.

외교부는 이날 오전 “이란 측에 설명했고, 취지는 장병격려 차원의 말씀”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낸 데 이어 이날 오후 대변인 주재 정례브리핑에서 도“우리 정부는 서울과 테헤란 양측의 외교 채널을 통해서 이란 측에 우리 입장을 명확하게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임 대변인은 “개별 국가와의 외교 관계는 별개이고, 우리 대통령께서 이란과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다. 이란과의 관계 발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UAE 측도 아마 우리 정부, 우리 측의 진의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도 우리 진의가 뭔지 설명했고, 이란 측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찾아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며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고 말 해 파문이 일었다.

나세르 칸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과 UAE를 포함한 페르시아만 국가들 간의 역사적 유대관계, 이와 관련한 관계 발전의 급진전을 전혀 모르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한국 외교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칸나니 대변인은 특히 윤 대통령의 발언을 "비외교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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