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 신임 회장 김영훈…교부식서 '로톡과의 전쟁' 선포
대한변호사협회 새 회장으로 기존 협회 집행부 출신인 김영훈 변호사(59·사법연수원 27기)가 당선됐다. 현 집행부는 법률 중개 플랫폼 ‘로톡’에 대해 회원 변호사 징계를 시도하는 등 강경 대응해왔는데, 김 변호사의 당선으로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훈 당선인은 17일 당선증 교부식에서부터 ‘로톡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김 당선인은 “외부자본의 법률시장 침탈을 막아야 하는 게 법률시장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지키는 것”이라며 “사설 플랫폼의 퇴출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13일·16일 치러진 사전·본 투표에 참여한 변호사 1만137명 중 3909명이 김 당선인을 선택했다(득표율 38.5%). 2위인 안병희(61·군법무관시험 7회) 변호사(3774표, 득표율 36.56%)의 차이가 135표로 크지 않았다. 안 변호사를 지지했던 한 변호사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안병희 후보 지지가 더 높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종흔 변호사(57·연수원 31기)는 2454표(24.2%)를 얻었다.
3파전으로 진행된 이번 선거는 현 집행부 출신인 김영훈·박종흔 변호사와 “현 집행부는 비정상이고 이를 정상으로 되돌리겠다”는 안병희 변호사의 대결 구도로 진행됐다. 특히 득표율 1·2위를 기록한 김영훈·안병희 두 후보자 간 싸움은 고소·고발까지 번지며 “역대 변협 회장 선거 중 역대급으로 과열됐다”는 얘기가 나왔다. 김형준 부협회장은 선거 결과가 발표된 뒤 개인 SNS에 “형사치료 및 금융치료, 해머 들고 찍으러 간다”고 써 법정 다툼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을 암시했다.
큰 싸움은 김·안 변호사 간에 벌어졌지만, 박 변호사의 득표수도 적지 않다. 이를 두고 김 당선인은 “저뿐 아니라 (변협) 집행부 출신 두 후보의 지지도를 합하면 60%의 득표율이 넘는 숫자”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현 집행부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김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는 변호사는 “김영훈이 싫어서 박종흔을 찍은 표가 많았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다수의 변호사는 선거에 큰 관심이 없다.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회원 수가 2만 7289명인데 1만324명만 참여했다(투표율 37.83%). 지난 51대 선거(결선)와 50대 선거 투표율은 각각 59%와 54%였다. 비방이 난무하는 후보자 간 싸움에 피로를 느끼는 회원들이 많은 데다 전자투표와 결선투표가 사라진 탓이 컸다.
김 당선인은 배문고·서울대 출신으로 대전·수원지법 판사를 거쳐 2005년 개업했다. 위철환 회장 시절인 47대 변협에서 사무총장을, 현 집행부에서 부협회장을 지냈다. 지난해엔 국가·지자체 등에 속한 변호사들의 모임인 국·공선변호사회 설립을 주도하고 ‘사설 플랫폼’ 로톡에 대항해 변협이 만든 공공 플랫폼 ‘나의 변호사’ 운영을 맡았다.
김 당선인의 임기는 다음 달 27일 정기총회 취임식부터 2년이다. 대한변협 회장은 법조계 고위직 후보추천위원회에 당연직으로 참가하는데, 김 당선인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대법원장·공수처장과 대법관 6명, 헌법재판관 7명을 추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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