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연애 예능, 벌써 유행 끝?…1년 만에 끝 보이는 전성기
쏟아진 연애 예능이 단축시킨 유효기간
지난 2021년 12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며 국내는 물론 해외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았던 연애 예능 ‘솔로지옥’이 시즌2로 돌아왔지만, 미지근한 반응을 얻고 있다. 그 사이 지상파, 케이블, OTT 등에서 30여 개에 이르는 연애 예능들이 쏟아진 가운데, 이제는 새로운 연애 예능이 시작돼도 ‘또?’라는 반응이 나오곤 한다.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그만큼 시청자들의 피로도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커플이 돼야만 나갈 수 있는 외딴섬 지옥도에서 펼쳐지는 솔로들의 솔직하고 화끈한 데이팅 프로그램 ‘솔로지옥2’가 최근 마지막 회차까지 공개됐다. 지난 2021년 12월 공개된 ‘솔로지옥’의 후속편으로,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공개 당시 넷플릭스 한국 예능 최초로 글로벌 톱10 TV쇼 비영어 부문 4위에 이름을 올리며 큰 사랑을 받았었다.
그러나 시즌2를 향한 관심은 그만큼 뜨겁지 않았다. 지난 시즌에는 유튜버 프리지아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단번에 인기 스타로 떠오르는 등 높은 글로벌 순위만큼이나 화제성도 뜨거웠다면,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과 너무 유사하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혹평을 받으며 미지근한 반응을 얻고 있다. 물론 방송 도중 톱10 TV쇼 비영어 부문 7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유의미한 성적을 기록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시즌1의 성과에 비하면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등장했음에도 인기 스타가 배출되지 못하면서 그만큼 화제성이 부족했음을 느끼게 했다.
시즌1 당시에만 해도 한국판 ‘투핫’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큰 관심 속에 시작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솔로지옥2’도 ‘순하다’라는 평을 받기도 한다. ‘솔로지옥’ 시즌1이 ‘투핫’처럼 자극성에 방점을 찍은 연애 예능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한국에도 해외 연애 예능처럼 과감한 장면이 연출될 수 있을까?’라는 기대와 궁금증이 있었던 것.
지금은 ‘솔로지옥’의 흥행 이후 각 방송사들은 물론, OTT들까지도 너도나도 연애 예능을 제작하면서 한국판 ‘투핫’이라는 수식어마저도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니게 된 것이다. ‘솔로지옥2’는 물론, 유재석이 MC로 나선 ‘스킵’ 비롯해 KBS2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 웨이브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 등 다수의 연애 예능들이 이렇다 할 특별한 반응들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물론 그간 차별화를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쿠팡플레이 ‘체인리액션’은 남녀를 체인으로 묶어 한방에 머무는 과정을 담는가 하면, 웨이브 ‘남의 연애’는 국내 최초로 성소수자들의 연애기를 다루는 등 새로운 소재, 콘셉트를 통해 이목을 끌려는 노력들도 이어졌다.
다만 이 과정에서 ‘파격’을 앞세우다 논란만 야기할 뿐 연애 예능의 장점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사례들이 생겨났고, 이에 시청자들의 피로도가 한층 높아지기도 했다. 출연진들 간의 스킨십을 부각해 포착하고, ‘동침’, ‘혼숙’이라는 다소 선정적인 설정으로 논란을 빚은 ‘에덴’ 등 수위를 높여 반짝 화제를 모으는 연애 예능들이 많아지면서 연애 예능에 대한 기대치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연애 예능들이 숫자가 늘어나고, 이를 발판 삼아 출연자가 스타로 거듭나는 사례도 반복되면서 진정성 자체가 흔들리기도 했다. 연애 예능 출연자들이 방송을 통해 주목도를 높인 뒤 셀럽처럼 활동을 하는 것이 하나의 흐름처럼 자리잡게 되면서 이제는 일반인 출연자를 향한 시선도 예전 같지는 않은 것. 예비 연예인 또는 예비 셀럽처럼 출연자들을 여기게 되면서, 처음 연애 예능이 보여준 날것의 재미가 생기기 힘들어지고 있다.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약화된 상황에서 쏟아지는 콘텐츠들로 인해 피로도만 더욱 높아지게 된 상황.
결국 포맷에 대해서도, 출연자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고민하지 않는 프로그램들이 늘어나면서 유효기간을 더욱 단축하게 된 셈이다. ‘솔로지옥’의 흥행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연애 예능 전성기가 약 1년여 만에 빠르게 끝을 보이면서, 콘텐츠 창구 확대의 부작용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되고 있다.
한 예능 PD는 “요즘에는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예능 트렌드 변화도 더욱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예능 제작자로서 고민이 되는 부분”이라며 “그러나 그럼에도 사랑받는 연애 예능은 등장한다.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그럴수록 콘텐츠의 내실을 충실하게 하는 것이 창작자들이 해야 할 역할인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더 오래 사랑받는 비결이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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