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표결만 남은 '이태원 참사 막말' 김미나 시의원 징계

18일 최종 결정... 민주당 "제명으로 이태원 참사 유가족 아픔 달래야"

[윤성효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2022년 12월 15일 오전 경남 창원특례시의회 앞에서 국민의힘 김미나 창원시의원의 '망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사퇴를 촉구했다.

경남 창원시의회는 오는 18일 본회의에서 10.29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 유족과 관련해 '막말'을 한 국민의힘 김미나 경남 창원시의원(비례대표)을 징계할까.

창원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17일 오후 3차 회의를 열고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제명'으로 정한 징계보고서를 의결했다.

국민의힘 4명(구점득·황점복·강창석·김영록), 더불어민주당 4명(박해정·김묘정·서명일·이원주)으로 구성된 윤리특위는 김 의원의 징계 수위로 '제명이 적정하다'는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의견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다수인만큼 창원시의회 제121회 제1차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그대로 처리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표결에 앞서 징계 수위를 낮추는 수정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고,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현재 창원시의회 정당 분포를 보면 국민의힘 27명, 민주당 18명이다. 제명 안건이 통과되려면 재적의원 2/3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한다.

지역 시민사회에선 김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고 있다. 10·29이태원참사경남대책회의는 본회의가 열리기 전인 18일 오전창원시의회 앞에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과 함께 김미나 의원 퇴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경남대책회의는 미리 낸 자료를 통해 "이태원 참사 왜곡과 유가족 폄훼가 거듭되고 있다"며 "이태원 분향소 앞 극우세력의 비난과 비방은 방치되고 있고 정부 여당은 본질 왜곡, 피해자 책임론 등으로 책임을 거부하며 막말과 폄훼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김미나 의원은 선출직 공직자임에도 부적절한 행위를 했기에 퇴출돼야 한다. 그래야 '제2의 김미나'를 막을 수 있다"며 "여기서 그쳐선 안 된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 희생자와 약자를 희생양으로 삼는 정치, 강자를 옹호하고 그들의 이해를 우선하는 정치, 권력이 진실을 억압하는 정치, 반민주적 반사회적 정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10·29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 유족 대표로 고 김산하 피해자의 아버지인 김운종씨가 참석할 예정이다.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 김두관)은 17일 낸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은 정녕 김미나 의원의 막말을 옹호하는가"라고 따져 물으며 "본회의에서 현명한 결정으로 유족들과 국민에 대한 예의를 지켜달라"고 전했다.

이들은 "국민의힘은 제 식구 감싸기에 눈이 멀어 유가족의 아픔과 분노를 헤아리지 못하고 국민의 공분에도 공감하지 못한 채 김미나 의원의 막말을 옹호하고 있다"면서도 "본회의라는 기회가 남아있다. 온 국민이 내일 본회의 표결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제명만이 김미나 의원의 막말로 상처 입은 이태원 참사 유족들의 아픔을 달래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부탁했다.

진보당 경남도당(위원장 박봉열)도 17일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김 의원에 대한 징계조차 시간끌기로 매듭 짓지 못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제 식구 감싸기'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유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남긴 김미나 의원에 대한 징계에 소신과 양심을 지키는 결정을 내려야 마땅하다"며 "유족들의 분노와 아픔, 요구에 답하는 것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이자 상식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보당 경남도당은 "김미나 의원에 대한 창원시의회 징계를 강력히 촉구하며, 창원시의회는 창원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시민들의 분노에 답해야 한다. 김미나 의원은 유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용서를 구하고, 스스로 물러나기를 다시금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