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파일럿 부부 비극…17년전 추락사 남편 이어 아내도

네팔 예티항공 소속 기장 남편, 2006년 착륙 사고로 사망
2010년 아내도 파일럿으로 입사…포카라 추락한 여객기 부기장

최근 네팔에서 발생한 여객기 추락 사고로 실종된 여성 부기장이 17년전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진 기장의 아내인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네팔 예티항공 ATR72 여객기 추락 사고로 실종된 안주 키티와다 부기장은 17년전 여객기 추락 사고로 숨진 조종사의 부인이다.

키티와다 부기장의 남편 디팍 보크렐도 예티항공에서 파일럿으로 근무했다.

보크렐은 2006년 6월 21일 네팔 카말리주 줌라에서 정원이 20여명인 캐나다제 소형 프로펠러 여객기 '트윈 오터'를 조종하다 추락해 사망했다.

당시 사고기는 한 차례 착륙에 실패한 이후 황급히 착륙 활주로를 변경하기 위해 급선회하다 실속해 추락했다. 이 사고로 기장 보크렐을 포함한 승무원 3명과 승객 6명이 모두 숨졌다.

남편은 먼저 세상을 떠났지만, 키티와다는 그 남편을 따라 파일럿의 길을 걸었다. 예티항공에 따르면 키티와다는 남편의 사망 보험금으로 조종사 훈련 비용을 충당했다.

남편이 사망한 지 4년 만인 2010년 키티와다는 마침내 남편의 옛 직장 예티항공에 조종사로 당당히 입사했다. 그 이후 비행 시간 6천400시간을 채우는 동안 그는 고된 파일럿 생활에 순조롭게 적응했다.

그를 잘 아는 한 예티항공의 동료는 로이터통신에 "항상 임무 수행이 준비된 사람이었다"고 그를 높이 평가했다.

키티와다가 부기장을 맡았던 예티항공 691편(ATR-72 기종)은 지난 15일 포카라 국제공항 인근에 추락했다. 탑승자 72명 중 최소 68명이 숨졌다.

키티와다는 실종 상태로 아직 생사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카말 K.C. 기장이 숨진 채 발견된 점을 미뤄보아 사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