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대내외 메시지 내놓나?…北 침묵속 최고인민회의 개최
북한이 17일 한국의 정기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제14기 8차)를 시작했다. 새해 첫날 새벽에 초대형방사포(KN-25) 1발을 발사한 이후 2주 넘게 침묵하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대내외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한·미 양국의 정례적인 군사훈련에도 불만을 표출하며 지속해서 군사 도발 수위를 높여왔다. 하지만 적어도 올해 1월 상순은 다른 모습이다. 한국 육군의 미래 전력으로 불리는 '아미 타이거' 시범여단과 주한미군 '스트라이커 여단'의 연합훈련은 물론 공세적 대북 억제력 확보를 공식 천명한 지난 11일 국방부 연두 업무보고에도 북한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연초부터 극초음속미사일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등 4차례나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이날 열리는 최고인민회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연말 당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각 분야의 사업계획과 국가예산안을 추인하는 것을 주요 안건으로 다루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석 여부와 참석할 경우 내놓을 대내외 메시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노딜 직후인 2019년 상반기부터 수시로 회의장에 나와 대내외 메시지를 내놓곤 했다. 2019년 제14기 1차 회의에선 미국에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해 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고, 2021년 9월 5차 회의에선 남북통신연락선 복원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또 지난해 9월 7차 회의에선 핵무력 법제화를 선언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지난해 연말 당 전원회의 보고에서 남측을 '의심할 바 없는 명백한 적(敵)'으로 규정하며 공세적 대적투쟁을 예고한 만큼, 한반도 정세를 더욱 경색시킬 수 있는 대남·대외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당 전원회의 결과가 나온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데다 내달 8일 북한군 창건 75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어 김 위원장이 불참 가능성도 동시에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7일 관영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선 ▶내각의 사업 정형 ▶2023년 과업 ▶2022~2023년 국가 예산 ▶'평양문화어보호법' 채택 ▶중앙검찰소 사업 정형 ▶조직(인사) 문제 등 대내 현안이 두루 다뤄질 예정이다.
실제로 북한은 연초부터 경제성과 추동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북한 당국은 지난 1일 김 위원장의 전원회의 보고를 대내외에 공개한 직후부터 이날(17일)까지 각종 궐기대회를 개최하는 등 전원회의 결과에 대한 선전·선동 활동을 강화해왔다. 특히 각 지역 및 사업 단위별로 후속 '전원회의'를 열어 세부 계획을 논의하는 모습도 관영 매체의 보도를 통해 포착됐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북한이 복합적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워크숍 정치를 확대하는 모습"이라며 "전원회의에서 부여한 과업을 관철하는 것은 물론 내부 결속을 도모하려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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