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팔찌 끊고 도주한 김봉현 도운 조력자들에 실형 구형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인물인 김봉현(49)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도주를 도운 측근 3명에게 실형이 구형됐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도주를 도운 의혹을 받는 김 전 회장의 조카가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은 1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박영수 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의 조카 김모(35)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또 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연예기획사 관계자 홍모(38)시와 김 전 회장 누나의 애인 김모(46)씨에게는 각각 징역 8개월과 10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카 김씨는 지난해 11월 11일 김 전 회장이 전자팔찌를 끊고 달아날 당시 도주 계획을 공유하고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남단 부근까지 차량에 태워 가는 등 도운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도주를 도운 후 여의도 일대를 돌아다니며 “(김 전 회장을) 여의도에 내려줬다”고 허위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최후진술에서 “이번 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홍씨는 2019년 12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도망친 김 전 회장을 서울 강남 호텔에 숨겨준 혐의를 받는다. 또 2021년 7월 김 전 회장이 보석으로 석방된 후 대포폰을 개통해준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도 적용됐다. 이에 대해 홍씨는 “죄송하다”면서도 “이번 도주(지난해 11월)는 돕지 않고 검찰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고 변론했다.

김 전 회장 누나의 애인 김씨는 지난해 11월 “텔레그램으로 전화하면 받으라고 전해달라”는 김 전 회장의 말을 듣고 홍씨에게 전달했다. 이후 검찰 소환조사 여부에 대해서도 홍씨를 대신해 김 전 회장에게 알려주는 등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처남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며 “김봉현이 자신이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된다며 생활고를 이유로 카드를 빌려달라고 했고 갑자기 도주했다”고 덧붙였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해 9월 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스1

검찰은 “(이들의) 죄질이 나쁘지만 여러 차례 조사와 면담을 통한 진술로 김 전 회장 검거에 적극적으로 기여했다”며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남단에서 전자팔찌를 훼손해 도주했다. 48일 만에 검찰에 붙잡힌 김 전 회장에 대해 검찰은 지난 16일 징역 40년과 추징금 774억 3540만원을 구형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