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는 “존엄높은 원수님~”인데…‘핑거팁’ 표절한 北노래

김성훈 2023. 1. 1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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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한 유명 가수가 우리나라 걸그룹의 노래를 표절한 곡을 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북한 전문가인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지난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북한 가수 정홍란이 올해 신년경축대공연에서 부른 '우리를 부러워하라'라는 제목의 노래가 걸그룹 여자친구의 '핑거팁(FINGERTIP)'을 표절한 곡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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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란 ‘우리를 부러워하라’ 표절 논란
韓그룹 여자친구 ‘핑거팁’과 유사 지적
강동완 교수 “북한 MZ세대들 남한 노래에 빠져”
북한가수 정홍란이 ‘우리를 부러워하라’를 부르는 모습. 유튜브 채널 ‘삼지연’ 영상 캡처


북한의 한 유명 가수가 우리나라 걸그룹의 노래를 표절한 곡을 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북한 전문가인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지난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북한 가수 정홍란이 올해 신년경축대공연에서 부른 ‘우리를 부러워하라’라는 제목의 노래가 걸그룹 여자친구의 ‘핑거팁(FINGERTIP)’을 표절한 곡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곡은 북한 청봉악단이 부른 노래를 정홍란이 리메이크한 것이라고 강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이에 대해 “북한 음악계에 편곡, 리메이크 바람이 불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정홍란의 역할이 두드러졌는데 신곡이라기보다는 기존 곡을 편곡해서 많이 불렀다”고 말했다.

북한가수 정홍란이 ‘우리를 부러워하라’를 부르는 모습. 유튜브 채널 ‘삼지연’ 영상 캡처


표절 의혹은 해당 영상에 “여자친구의 핑거팁 베낀 것”이라는 한 네티즌의 댓글이 달리면서 시작됐다. 강 교수는 이 댓글 제보를 토대로 “전문 음악인에게 두 곡을 비교해 봤더니 두 개의 곡이 똑같은 음이름으로 표현됐다”며 “결국 표절이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구간은 ‘세상이여 부러워하라 우리를 부러워하라 원수님의 그 믿음 속에 충신이 된 우리 인민을’이라는 구간 직후 부분이다. 음악과 화면이 함께 전환되며 가수들이 춤을 추는데, 네티즌들은 이때 나오는 멜로디가 ‘핑거팁’과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핑거팁’에 ‘탕탕탕’이라는 가사와 총을 쏘는 듯한 안무가 있는데, 정홍란의 영상에도 비슷한 안무가 포함돼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북한가수 정홍란이 ‘우리를 부러워하라’를 부르는 모습. 유튜브 채널 ‘삼지연’ 영상 캡처


강 교수는 “지난해 9·9절 공연 때 가수 김유경과 정홍란이 등장해 남한의 R&B 스타일로 노래를 편곡해 불렀는데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역사적인 공연이었다. 아주 멋진 편곡이 이뤄져서 획기적인 변화였다’고 평가했다”며 “이 때문에 신년경축대공연에서도 편곡을 하고 남한 걸그룹 노래를 표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 유튜브 영상 캡처


강 교수는 “지금 북한의 새세대들 사이에서는 남한 노래에 빠져서 사상이 많이 흐트러지고 있다며 북한 당국이 통제하는 상황”이라면서 “계속 단속하고 통제만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북한 정권은 ‘주체적 변화’라며 남한 노래보다 더 수준 높은 노래를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북한의 유명한 노래에 남한 걸그룹의 노래를 넣어 굉장히 익숙한 음악처럼 의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걸그룹 여자친구. 쏘스뮤직 제공


한편 ‘핑거팁’을 부른 가수 여자친구는 2015년 1월 데뷔한 6인조 걸그룹으로,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 등의 노래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소속사와의 계약이 만료돼 2021년 5월 해체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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