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님" 부르며 '탕탕탕'…北가수, 걸그룹 여자친구 표절?
북한 전문가인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북한의 한 유명 가수가 한국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강 교수는 북한 가수 정홍란이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신년경축대공연에서 부른 ‘우리를 부러워하라’라는 제목의 노래가 한국 아이돌 그룹 여자친구의 ‘핑거팁(FINGERTIP)’을 표절했다고 자신의 유튜브 채널 ‘통생통사 강동완TV’를 통해 지난 16일 밝혔다.
해당 곡은 북한 청봉악단이 부른 노래를 정홍란이 리메이크한 것이라고 강 교수는 앞서 올린 영상에서 설명했다. 그는 이에 대해 “북한 음악계에 편곡, 리메이크 바람이 불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정홍란의 역할이 두드러졌는데 신곡이라기보다는 기존 곡을 편곡해서 많이 불렀다”고 언급한 바 있다.
표절 의혹은 해당 영상에 “여자친구의 핑거팁 베낀 것”이라는 한 네티즌의 댓글이 달리면서 시작됐다.
강 교수는 이 댓글 제보를 토대로 “전문 음악인에게 두 곡을 비교해 봤더니 두 개의 곡이 똑같은 음이름으로 표현됐다”며 “결국 표절이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문제의 구간은 ‘세상이여 부러워 하라/우리를 부러워 하라/원수님의 그 믿음 속에/충신이 된 우리 인민을’이라는 구절 직후 부분이다. 음악과 화면이 함께 전환되며 가수들이 춤을 추는데, 네티즌들은 이 때 나오는 멜로디가 핑거팁과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원곡인 ‘핑거팁’ 가사 중에 ‘탕탕탕’이라는 가사와 총을 쏘는 듯한 안무가 포함된 것도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 교수는 “지난해 9·9절 공연 때 가수 김유경과 정홍란이 등장해 남한의 R&B 스타일로 노래를 편곡해 불렀는데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역사적인 공연이었다. 아주 멋진 편곡이 이뤄져서 획기적인 변화였다’고 평가했다”며 “이 때문에 신년경축대공연에서도 편곡을 하고 남한 걸그룹 노래를 표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지금 북한의 새세대들 사이에서는 남한 노래에 빠져서 사상이 많이 흐트러지고 있다며 북한 당국이 통제하는 상황”이라면서 “계속 단속하고 통제만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북한 정권은 ‘주체적 변화’라며 남한 노래보다 더 수준 높은 노래를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북한의 유명한 노래에 남한 걸그룹의 노래를 넣어 굉장히 익숙한 음악처럼 의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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