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봐줬더니 "돈 내놔"…80대父 무차별 폭행 숨지게 한 아들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80대 아버지를 폭행해 숨지게 한 40대 아들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백강진)는 강도치사·사기·여신전문금융법 위반·특수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48)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재판부는 15년간 신상정보 등록을 명한 원심판결도 유지했다. 다만 1심에서 기각된 치료 감호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지난 2021년 12월15일 오후 3시쯤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있는 한 주택에서 아버지 B(86)씨의 뺨을 때리고 발로 밟는 등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가 돈을 달라는 자신의 요구를 거부하자 화가 나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에게 “여자를 임신시켰는데 따로 나가서 살아야 한다”, “내가 여태껏 아버지를 모시고 살았으니 돈이 필요하다”며 지속적으로 금전을 요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자신의 폭행으로 쓰러진 B씨 점퍼 안에서 신용카드와 주민등록증을 훔친 뒤 약 보름간 약 313만원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B씨는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얼굴이 손상되고 코뼈, 갈비뼈 등이 골절된 상태였다.
A씨는 이와 함께 지난 2020년 12월3일 오후 12시55분쯤 전주시에 있는 한 편의점에서 자신의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의심한 한 남성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도 기소됐다. 또 2021년 8월28일 청주시 한 편의점에서 종업원을 창고로 불러 가두려고 한 혐의도 받는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오랜 기간 조현병을 앓고 있는 자신을 돌봐 준 부친을 재물 강취의 목적으로 폭행하고 사망에 이르게 해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서받기 어렵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그러자 A씨는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무차별적 폭행으로 부친은 고통을 겪다가 사망에 이르러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작지 않다”면서 “피고인은 이 사건 전후로도 여러 범행을 저질러 피해자들에게 상당한 피해를 가했고, 현재까지 별다른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 정신질환을 고려하더라도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한 점 등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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