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쇼핑 포비아 다루는 법 [스타일 꼬치꼬치]
쇼핑 포비아는 쇼핑을 싫어하고 어려워하고 기피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단어로 콜 포비아를 떠올리며 만든 단어입니다. 콜 포비아도 처음에는 없던 말이었지만 누군가 쓰기 시작했고 지금은 누구나 알고 있는 단어이듯이 포비아가 적당한 뉘앙스라 생각해 붙였음을 알려드립니다. <기자말>
[이문연 기자]
▲ 무기력 |
ⓒ Unsplash의 Kinga Cichewicz |
누구나 타고나길 선호도가 높은 작업이 있고, 선호도가 낮은 작업이 있다. 재능 친화적이라고 부를 수도 있는데 누구는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이 아무렇지 않지만 누구한테는 가급적 피하고 싶은 일이 되기도 하고 누구한테는 가구 조립이 놀이처럼 느껴지지만 누구한테는 하루종일 해도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좋아하게 되면 잘하게 되고 싫어하게 되면 못할 수밖에 없다. 좋아하지만 못하는 경우는 능력이 호감을 따라오지 못해서 그런 것이며 싫어하지만 잘하는 경우는 능력이 호감 이상으로 뛰어나기 때문이다. 포비아의 경우는 못하기 때문에 싫어진 경우와 싫기 때문에 그 역량이 발달하지 못한 경우 두 가지가 맞물려 생기는데 쇼핑 포비아 역시 그렇다.
못하면 결과가 좋지 않다. 실패하고 낭비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가급적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아예 쇼핑이라는 원인을 제거한다. 쇼핑을 하지 않다 보면 아예 그 부분은 계발에서 멀어진다.
▲ 쇼핑포비아(공포증) 설문지 |
ⓒ 이문연 |
그렇다면 우리 삶에 익숙해진 이런 쇼핑 포비아를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까. 쇼핑 포비아를 해결할 수 있는, 내 안의 쇼핑 포비아(공포증)를 다루는 법 3가지를 제안해본다.
1. 대신해줄 누군가를 찾는다
최근에 유퀴즈에 '벌레 잡아주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분이 나온 걸 보고 감탄했다. 나 역시 원룸에 살 때 제일 약했던 부분이기 때문이다. 나만 벌레 쫄보인 줄 알았더니 벌레 쫄보는 많고 대신 잡아주길 원하는 사람도 많더라. 자신이 하기 싫은 부분은 남이 해주면 된다. 쇼핑 역시 '대행'의 수요가 꽤 많은 부분이며 청소 대행 서비스처럼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더 잘 해줄 누군가에게 맡기면 삶의 질이 높아진다.
2. 캡슐 옷장 시스템을 만든다
캡슐 옷장이란 최소한(계절별 30가지 이하)의 옷, 신발, 가방으로 한 계절을 보내는 것으로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옷장 시스템이다. 옷은 많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쇼핑을 싫어한다면 나에게 필요한 아이템이 어떤 것인지 분석할 필요는 있다. 꼭 필요한 아이템을 잘 갖추는 것만으로도 옷에 상당한 관심을 끄고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4계절 필요한 옷, 신발, 가방은 리스트로 정리해볼 수 있다. 그렇게 리스트에 맞는 아이템을 4계절별 잘 채워서 그대로만 입고 다닌다면 최소 3년은 쇼핑하지 않고 살 수 있다.
3. 단벌 신사로 아이덴티티를 설정한다
단벌 신사는 나쁜 것이 아니다. 그 유명한 스티브 잡스도 단벌 신사로 살았다. 물론 내가 말하는 단벌 신사는 옷을 하나만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닌, 나를 잘 표현하는 내가 가장 편한 스타일의 똑같은 옷을 여러 벌 갖고 있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이 뭐라 하든 그게 나의 아이덴티티에 부합하고 내 삶의 시간을 원하는 곳에 사용할 수 있다면 온전한 내 방식의 삶인 것이다. 옷에 신경 쓸 시간을 줄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더 많이 했던 스티브 잡스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에 더 시간을 쏟을 수 있다면 누가 단벌 신사라고 손가락질 할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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