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에 속았네…40시간 넘게 쓴 마스크 성능의 반전
일회용 마스크는 얼마나 오래 사용해도 괜찮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해 지난 3년 동안 마스크는 생활필수품이 됐지만,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일회용 마스크의 적절한 사용 시간에 대한 연구는 제대로 없었다.
막연히 '일회용'이란 표현 때문에 몇 시간 사용하면 버려야 할 것 같고, 제조사에서도 반복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그런데 여과 성능만 따진다면 일회용 마스크를 40시간까지 사용해도 별문제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환경보호국(EPA)과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오크리지 과학교육연구소 등의 연구팀이 최근 '생태 독성학 및 환경 안전(Ecotoxicology and Environmental Safety)'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밝힌 내용이다.
6명이 40시간 동안 착용 실험
연구팀은 백인·아시아인 6명의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하루 8시간 해당 마스크를 착용하고 업무나 에어로빅 운동 등 일상생활을 하도록 했다.
참가자 가운데 3명은 여성이었고, 3명은 깨끗하게 면도한 남성이었다.
8시간 마스크를 착용한 후에는 세탁기로 세척했는데, 실온의 물과 무향 세제를 사용했고, 추가 헹굼 코스를 거친 뒤 실온에서 공기 건조했다.
마스크 여과 성능은 맞춤형 노출 체임버에서 대상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실시했다.
세탁하면 여과 효율 떨어져
최초 72%였던 수술용 마스크는 사용과 세척을 거치면서 63%, 61.7%로 감소했다.
또, 최초 효율이 96.9%였던 KF94 마스크는 여과 효율이 85.7%, 79.9%로 저하됐다.
KN95 마스크는 78.3%에서 71.1~76.6%로, N95는 99.6%에서 95.1~99.6%로 감소했다.
세척 없이 40시간 착용한 후에 측정했을 때 KF94는 93.3%의 여과효율을 유지했다.
N95는 제품에 따라 40시간 후 83.7%와 99%의 여과 효율을 나타내 큰 차이를 보였다.
최초 여과 효율이 70% 수준인 수술용 마스크는 56.3%의 여과 성능을 유지했다.
연구팀은 "마스크는 폴리프로필렌의 정전기 효과로 바이러스나 미세먼지를 제거하는데, 세탁할 경우 정전기 성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장시간 착용으로 여과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코에 맞추는 금속 띠(노즈피스)의 '단단함'이 줄어들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N95 중에서도 H사 제품은 코 주변의 틈을 밀봉하는 금속 노즈피스가 없어 시간이 지날수록 여과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오래 사용하면 폐기물 줄일 수 있어"
연구팀은 "일회용 마스크의 성능 내구성이 제품에 표시된 것보다 훨씬 더 길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는 일회용 마스크를 재사용하는 것이 환경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는 안전한 방법임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마스크의 여과 성능만 조사했고, 오래 착용할 경우 세균 등 미생물이 자라면서 냄새가 날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하지 않았다.
한편, 국가 감염병 위기 대응 자문위원회가 17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면서 실외에 이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조만간 해제될 전망이다.
하지만,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와 마찬가지로 당분간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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