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침체, 침체…경제학자도, 글로벌 CEO도, ILO도 '암울한 전망'
세계 저명 정·재·학계 인사가 모여 당면한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올해 세계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암울한 경제 전망을 내놨다.
16일(현지시간) WEF가 경제학자 50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학자 3명 중 2명은 올해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유럽은 경제 학자 50명 전원이, 미국은 91%가 저성장을 예상했다. 지난해 9월 심층 인터뷰에서 경제학자들은 유럽과 미국에 대해 각각 86%, 64%가 저성장을 전망했다. 4개월 사이에 비관적 전망이 커진 것이다.
다만 중국에 대해선 저성장(42%)과 양호한 성장세(52%)를 놓고 반반으로 엇갈린 모습이었다. 지난해부터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중국은 코로나 위기를 언제 극복하는지에 따라 침체 여부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강한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확률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경제학자들은 유럽에 대한 절반이 넘는 57%가 고물가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미국(24%)과 남아시아(33%)에선 상대적으로 고물가 전망이 적었다. 특히 중국의 고물가를 예상하는 경제학자는 5%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에도 통화 긴축 기조는 대체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특히 유럽(59%)과 미국(55%)에선 과반이 추가 긴축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90%는 수요 침체와 높은 자금차입 비용으로 인해 올해 기업들이 경영에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글로벌 기업은 운영비 감축이나 구조조정, 공급망 최적화 등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라는 게 경제학자의 예상이다.
로이터는 “응답 대부분에서 희망의 빛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면서도 “일부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등 일부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가들도 경제 악화에 따른 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다보스포럼에 모인 최고경영자(CEO) 44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세계 경제가 역성장할 것으로 보는 CEO의 비율이 73%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매년 WEF에서 공개되는 데, 12년 만에 가장 비관적인 수치다. CEO들은 심각한 단기적 위협으로 물가상승(40%), 변동성 심한 거시경제 여건(31%), 지정학적 위험(25%)을 꼽았다.
PWC는 "재작년 초와 작년 초에 발표된 조사에서는 CEO들이 비교적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으나, 올해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며 “자기 회사의 성장 전망에 확신을 품는 CEO 신뢰 수준은 지난해보다 26% 감소했으며, 이는 2008~2009년 금융위기(-58%) 이후 가장 낙폭이 크다”고 전했다.
CEO의 40%는 “혁신하지 않으면 향후 10년 내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력 구조조정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응답자의 60%는 향후 12개월 내 인력 감축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80%는 직원 보수를 줄일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밥 모리츠 PwC CEO는 “2022년에 잘했던 기업들도 앞으로 더 어려운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이라며 “CEO들이 갖는 두려움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보다 더 크다”고 밝혔다.
국제노동기구(ILO)의 올해 전망도 잿빛이다. ILO는 이날 일자리 관련 연례 보고서를 내고 “세계 경제가 1970년대 이후 처음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인플레이션+경기침체)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올해 세계 실업률은 5.8%로, 2억 800만명이 실업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리처드 사만스 ILO 연구 이사는 “글로벌 고용 둔화는 코로나19 위기 동안 발생한 손실이 2025년 이전에 회복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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