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영화 뷰] 충무로 대표 배우들 나선 설 극장가, 한국 영화 체면 살릴까
설 연휴, 굵직한 한국 영화들이 나란히 개봉해 '아바타: 물의 길'의 독주를 막는다. 지난해 12월 중순 개봉해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고 있는 '아바타: 물의 길'이 천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흥행세가 다소 꺾인 상황.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주연의 '유령'과 황정민 현빈 주연의 '교섭'이 등장해 '아바타2'를 제지와 함께 설 대목을 노린다.
지난해 '범죄도시2'와 '아바타: 물의 길' 등이 선전하면서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한 해 영화 관객 수가 1억 명을 돌파했다. 침체에 빠진 영화관이 회복되고 있지만, 관객 2억 명을 넘긴 2019년 기준으로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실정이다. 특히 여름 시장에 한국 대형 영화들이 출격했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한국 영화계는 한층 움츠러들었다. 이 여파는 여름 시장과 가까운 시일 내에 자리했던 추석 명절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추석 CJ ENM이 배급한 '공조2: 인터내셔날' 단 한편만이 개봉해 선택지가 한정돼 있던 반면, 올해는 쟁쟁한 배우들이 주연을 나선 작품들이 등장해 누가 먼저 승기를 잡을지 이목이 쏠린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 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리는 스파이 액션 영화다. '천하장사 마돈나'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독전'의 이해영 감독의 신작이다.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등이 출연했다. 특히 박소담이 지난해 갑상선 유두암 수술을 받은 후 첫 복귀작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박소담은 지난해 '특송' 개봉 당시에는 수술을 앞두고 있어 홍보 활동에 나서지 않았지만 건강이 회복된 현재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
이 작품은 항일 영화로, 그 동안 우리가 봐왔던 스파이 액션물에 스타일리시함을 더했다.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독전' 등에서 색감과 조명, 소품 등으로 화려한 미장센을 구사했던 이해영 감독의 비주얼적인 면이 정점을 찍는다.
비주얼의 향연 속에서 영화의 가장 키 포인트는 배우들의 캐릭터 플레이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서로 속고 속이는 심리전에서 무라야마 쥰지(설경구 분), 박차경(이하늬 분), 유리코(박소담 분), 카이토(박해수 분)의 연기 열전이 영화를 더욱 다채롭게 만든다.
이와 경쟁하는 '교섭'은 '남쪽으로 튀어', '제보자', '리틀 포레스트'의 임순례 감독의 연출작이다. 임순례 감독과 황정민, 현빈이라는 배우의 이름만으로 영화의 신뢰감을 더한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하며 '충무로 대표 배우'로 불리는 황정민과 지난해 '공조2: 인터내셔날'을 성공시킨 현빈이 처음으로 이 작품에서 만났다.
'교섭'은 최악의 피랍사건으로 탈레반의 인질이 된 한국인들을 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외교관과 현지 국정원 요원의 교섭 작전을 그린 영화로 2007년 샘물교회 선교단들이 아프가니스탄에 선교하러 갔다가 납치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피랍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교섭 전문 외교관 재호(황정민 분)와 중동 및 중앙아시아 전문 국정원 요원 대식(현빈 분)이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공조하는 과정을 그렸다.
두 배우들의 열연의 시너지와 임순례 감독이 이 납치 사건을 영화라는 장르로 풀어내는 시각이 영화의 포인트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샘물교회 납치 사건을 떠오르고, 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관객들이라면 영화에 쉽게 몰입하기 어렵다. 이를 고려해 임 감독이 샘물교회 선교단에 대한 서사나 선교의 명분을 최소한으로 배치한 노력이 돋보이지만,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만큼 다양한 생각을 가진 관객들을 얼마나 품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최근 들어 극장가에선 상승한 티켓값에 상응하는 '체험용 영화'를 '극장용 영화'로 인식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유령'과 '교섭' 역시 다채로운 볼거리와 스케일로 관객들이 만족할 만한 요소들이 충분히 녹아든 영화다. 지난해 '범죄도시2'의 천만 관객 돌파 이후 부진했던 한국 영화들의 체면을 '유령'과 '교섭'이 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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