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블라인드 경매 의무화한다…분쟁 조정 옴부즈만 도입

세종=김혜원 2023. 1. 1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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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농산물 도매시장 유통구조 개선 방안

[아시아경제 세종=김혜원 기자] 정부가 농산물 도매시장 유통 환경을 바꾸기 위해 블라인드 경매를 확대하고 의무화할 계획이다. 경매사가 응찰자의 신원이나 구매 능력 등 정보를 확인하지 않고 경매를 진행해 최고가격으로만 낙찰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또 농산물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정가·수의매매 전담 경매사 확보를 의무화하고 디지털 전환 차원에서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전자송품장을 올해 시범적으로 도입한다.

도매시장에서 거래에 대한 불만·분쟁 발생 시 조정 역할을 하는 옴부즈만(민원 도우미) 제도를 도입하고 지방자치단체에 도매시장 분쟁조정위원회 설치·운영도 의무화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출하 농업인의 권익 증진과 농산물 도매시장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도매유통 혁신 4대 분야를 지정해 이 같은 내용의 농산물 도매시장 유통구조 개선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농산물 도매유통은 공영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1985년 가락시장 개장 이후 경매제로 거래 방식을 제도화했으나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 체계 아래 도매시장 유통 주체들이 현실에 안주하며 정보통신기술(ICT) 발전, 인구구조 및 농산물 소비 경향 등 소비자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이에 농식품부는 2020년 11월부터 각계각층의 의견수렴 등을 토대로 ▲출하 농업인의 권익 증진 ▲도매법인의 공공성 강화 ▲시장도매인제 평가·개선 ▲도매시장 기능혁신 등 4대 분야를 지정하고 10대 추진 방향과 16개 주요 과제를 선정했다.

출하 농업인 권익 증진…옴부즈만 도입하고 판매원표 정정 최소화

먼저, 농산물 도매시장 출하 농업인의 권익 증진을 위해 도매시장에서 거래에 대한 불만·분쟁 발생 시 조정 역할을 하는 도매시장 민원 도우미(옴부즈만) 제도를 도입하고, 지자체에 도매시장 분쟁조정위원회 설치·운영을 의무화한다.

농산물 판매원표 정정 최소화를 위해 실태 점검에 대한 개선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귀책사유 주체별 판매원표 정정 분류 체계를 마련해 평가에 반영하는 등 불필요한 판매원표 정정에 대한 제재 강화와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

도매시장 내 경쟁 촉진과 거래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중도매인이 타 도매시장법인의 경매에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대금 정산조직을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농산물 경매 시 응찰자 정보를 비공개해 최고가격으로만 낙찰하는 정보 가림(블라인드) 경매를 확대하고 의무화할 계획이다.

농산물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정가·수의매매 전담경매사 확보를 의무화하고, 정기적인 경락 가격 및 가격 진폭 실태조사와 개선 조치를 마련하도록 도매시장 평가에 반영하는 등 관리 체계를 마련한다.

농산물 공영도매시장 유통의 디지털화, 수급 조절, 물류 효율화 등을 위해 서울시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전자송품장을 올해 시범적으로 도입한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전자송품장 시스템이 도입되면 출하자는 전국 도매시장별·품목별 출하 예정 물량을 확인하고 농산물을 출하할 수 있어 출하 선택권이 확대되고 안정적인 적정 수취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농산물 출하 일정, 도매시장 공동물류와 반입, 배송, 주차 관제 등 물류 효율화를 구현하고 유통비용 절감을 통해 사회적 편익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역량 부족 도매시장법인 퇴출…시장도매인제 투명성 제고

도매시장법인은 공적 농산물 도매유통의 주체로서 출하 농업인 지원 확대와 함께 본연의 농산물 수집 기능 강화 등 공익적 기능 제고를 위해 역량이 부족한 법인은 시장에서 퇴출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신규 도매시장법인의 진입을 통해 도매시장 내 경쟁 체계 강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매시장법인의 도매시장 출하 농업인 지원을 확대하고, 출하자 지원 등 공공성 강화 중심으로 평가체계를 개편하고 엄격한 평가를 통해 평가 미흡 법인에 대한 지정 취소 등 제재를 강화한다.

도매시장법인의 신품종, 신규 품목 거래 등 소득작물 발굴 노력에 대해 평가 가중치를 확대하고, 출하자·구매자 지원에 대한 겸영 사업도 확대한다.

시장도매인제에 대한 정기적인 운영실태 조사, 평가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시장도매인제에 대한 투명한 거래 질서를 확립할 계획이다.

현재 영업상의 이유로 비공개 중인 시장 도매인의 출하자로부터의 매수 가격을 공개해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출하 농업인의 농산물을 책임 판매하는 매수 거래 활성화에 대한 평가를 통해 시장도매인제 운영을 내실화한다.

전국 단위 온라인거래소 설립

개별 도매시장 단위 거래를 뛰어넘는 전국 단위 온라인거래소 설립을 통해 상물분리와 비대면 도매유통 체계를 활성화하고, 지방도매시장 기능을 재정립해 농산물 도매시장 유통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도매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과 연계해 지방 도매시장의 물류 기반을 확충하고 상품화 기능 강화를 위한 소분·소포장 등 가공시설 지원을 확대한다.

수집·분산 기능이 약한 지방 도매시장은 지역 농산물의 거점 물류센터 등으로 기능을 전환하고, 공공급식·지역 농산물(로컬푸드) 직매장 등 지역 내 대량 수요처와 연계해 지역 농산물의 수집·분산 기능을 강화한다.

세종=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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