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갈색 젖소 ‘저지종’ 본격 도입

배군득 2023. 1. 17. 11: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부가가치 유가공품 생산…낙농 경쟁력 강화
수입기준 완화 및 수정란 농가 보급
갈색 젖소 저지종(앞)과 국내 사육품종 홀스타인종(뒤)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국내산 원유를 사용한 유가공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올해부터 새로운 품종인 저지종(Jersey) 수정란을 도입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작년 말 마무리된 낙농제도 개편 일환이다. 수입산 일변도인 국내 유가공품 시장에서 가공에 적합한 품종인 저지종을 도입함으로써 흰우유 중심 생산구조를 유제품 소비패턴 변화에 맞춰 다양화해 낙농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국내에서 주로 사육하는 품종인 홀스타인종(Holstein)은 우유 생산량은 많지만 지방·단백질 함량이 적어 치즈, 버터 등 유가공품 생산에는 적합하지 않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흰우유 위주로 유제품을 소비해 이러한 홀스타인종 특성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소득수준 향상, 식생활 서구화 등으로 유제품 소비가 증가하고 소비 유형도 마시는 우유에서 유가공품 중심으로 변했다.


이로 인해 유제품 소비 증가분이 수입산으로 대체되면서 국내 생산이 감소하고 자급률이 하락하는 추세다. 국내 낙농산업은 마시는 우유를 위한 생산구조를 유지해 온 국내 낙농산업으로는 수입산 유제품이 증가하는 현재 시장에서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 위기에 처한 것이다.


생산구조를 바꾸기 위해 새로운 젖소 품종을 도입하는 것은 많은 비용이 소요돼 민간만으로 추진이 쉽지 않다. 실제 2011년부터 당진낙농축산업협동조합, 서울우유협동조합 등 민간에서 저지종 도입을 추진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사육하는 저지는 510여 마리(한국종축개량협회 등록 기준, 2022년 12월)에 지나지 않아 산업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어려운 수준이다. 농식품부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저지종 사육규모를 늘려갈 계획이다. 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홀스타인에 맞춰진 젖소 종축 수입기준도 보완했다.


농식품부는 올해부터 저지종 수정란(암컷으로 감별된 것으로 230개 내외)을 도입한다. 그리고 저지종 우유를 분리해 집유하고 저지종 우유를 사용한 유가공품 제품개발 및 생산 등 계획을 수립한 유업체-농가 협의체를 대상으로 수정란을 보급한다.


이를 통해 국산 저지종 우유를 사용한 프리미엄 유가공품 국내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젖소 개량기관(농협 젖소개량사업소)을 통해 저지종 종축을 확보하고 정액을 자체 생산해 보급 단가를 낮추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갈색 젖소라고도 불리는 저지종은 영국 저지섬에서 기원한 품종이다. 흔히 알려진 얼룩무늬 젖소인 홀스타인종에 비해 체구가 작아 우유 생산량은 적어도 우유 내 단백질·지방 함량이 높아 치즈, 버터 등 유가공품 생산에 유리하다.


또 체내 소화·흡수가 좋은 A2 베타카제인 유전자 보유 비율이 높아 기능성 유제품 생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홀스타인종에 비해 고온에 잘 적응해 국내에서는 여름철 사양관리가 쉽다. 조사료 이용 효율도 높아 낙농가 생산비 절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홀스타인보다 체구가 작고 사료 섭취량이 적어 메탄가스와 분뇨를 적게 배출된다. 온실가스 발생량 감축에도 효과적인 셈이다.


일본, 미국 등 낙농 선진국에서는 저지종 우유가 유성분 함량이 높아 맛이 깊고 진한 특성을 살려 고부가가치 유가공품을 제조·판매 중이다. 이를 활용한 6차 산업도 활성화돼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목장형 유가공 형태로 브랜드화해 우유, 버터, 아이스크림, 푸딩 등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을 판매하면서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한편 농식품부는 유지방 가격(인센티브) 기준 조정에 따른 생산비 절감 효과를 낙농가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전문가 자문을 통해 사료배합 비율 조정 등을 수록한 사양관리 지침(매뉴얼)을 제작·보급한다.


또 산차와 유우군검정 가격을 조기에 도입할 수 있도록 실무협의를 진행한다. 지난 낙농제도 개편 과정에서 논의했던 내용을 기반으로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이번 저지종 수정란 도입으로 국내에 일정 규모 사육 환경이 조성되면 소비시장 변화에 맞춘 고품질·고부가가치 국산 유가공품 생산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저지종 수정란 도입이 낙농가 소득향상과 지속가능한 낙농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