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변화 적응 못한다”…농산물 도매시장 유통구조 개선

농식품부, 도매유통 혁신 4대 분야 지정
도매시장 공공성 강화 등 추진

가락시장 전경. ⓒ뉴시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출하 농업인 권익증진과 농산물 도매시장 공공성 강화를 위해 도매유통 혁신 4대 분야를 지정, 농산물 도매시장 유통구조 개선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농산물 도매유통은 공영도매시장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1985년 가락시장 개장 이후 경매제 중심으로 거래방식을 제도화했다. 그러나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 체계에서 도매시장 유통주체들은 현실에 안주하며 정보통신기술(ICT) 발전, 인구구조 및 농산물 소비 경향 등 소비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에 농식품부는 그간 도매유통 구조개선에 대한 농업인과 소비자들 요구, 전문가·유통주체 의견수렴 등을 토대로 ▲출하 농업인의 권익증진 ▲도매법인의 공공성 강화 ▲시장도매인제 평가·개선 ▲도매시장 기능혁신 4대 분야를 지정하고 10대 추진방향과 16개 주요과제를 선정했다.

이에 따라 도매시장에서 거래에 대한 불만‧분쟁 발생 시 조정 역할을 하는 도매시장 민원 도우미(옴부즈만) 제도를 도입하고, 지자체에 도매시장 분쟁조정위원회 설치‧운영을 의무화한다.

또 실태점검에 대한 개선계획을 수립하고, 귀책사유 주체별 판매원표 정정 분류체계를 마련해 평가에 반영하는 등 불필요한 판매원표 정정에 대한 제재 강화와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중도매인들이 타 도매시장법인 경매에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대금정산조직을 시범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농산물 경매 시 응찰자 정보를 비공개해 최고가격으로만 낙찰하는 정보 가림(블라인드) 경매를 확대하고 의무화할 계획이다.

정가‧수의매매 전담경매사 확보 의무화도 이뤄진다. 정기적인 경락가격 및 가격진폭 실태조사와 개선조치를 마련하도록 도매시장 평가에 반영하는 등 관리체계를 마련한다.

그리고 서울시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전자송품장을 올해 시범적으로 도입한다. 전자송품장 시스템이 도입되면 출하자는 전국 도매시장별·품목별 출하 예정 물량을 확인하고 농산물을 출하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전자송품장이 도입되면 출하 선택권이 확대되고 안정적인 적정 수취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산물 출하 일정, 도매시장 공동물류와 반입·배송·주차 관제 등 물류 효율화를 구현하고 유통비용 절감을 통해 사회적 편익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매시장법인은 공적 농산물 도매유통의 주체로서 출하농업인 지원 확대와 함께, 본연의 농산물 수집기능 강화 등 공익적기능 제고도 나선다. 역량이 부족한 법인은 시장에서 퇴출되는 체계를 마련하고, 신규 도매시장법인 진입으로 도매시장 내 경쟁체계 강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도매시장법인 도매시장 출하농업인 지원을 확대하고, 출하자 지원 등 공공성 강화 중심으로 평가체계를 설계해 미흡 법인에 대한 지정 취소 등 제재를 강화한다.

도매사장법인 신품종, 신규품목 거래 등 소득작물 발굴 노력에 대해 평가 가중치를 확대하고, 출하자‧구매자 지원에 대한 경영사업도 확대한다. 시장도매인제 제도에 대한 정기적인 운영실태 조사, 평가체계 구축 등 시장도매인제에 대한 투명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영업상 이유로 비공개 중인 시장도매인 출하자로부터의 매수가격을 공개해 거래 투명성을 높이고, 출하농업인 농산물을 책임 판매하는 매수거래 활성화에 대한 평가를 통해 시장도매인제 운영을 내실화한다.

개별 도매시장 단위 거래를 뛰어넘는 전국단위 온라인거래소 설립으로 상물분리와 비대면 도매유통 체계를 활성화하고, 지방도매시장 기능을 재정립해 농산물 도매시장 유통구조를 개선에 나선다.

또 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과 연계해 지방도매시장 물류 기반을 확충하고 상품화 기능 강화를 위한 소분‧소포장 등 가공시설 지원을 확대한다.

수집‧분산 기능이 약한 지방도매시장은 지역농산물 거점 물류센터 등으로 기능을 전환하고, 공공급식‧지역농산물(로컬푸드) 직매장 등 지역 내 대량 수요처와 연계해 지역 농산물 수집‧분산 기능을 강화한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민·관·학·연 협치로 농산물 도매유통 구조를 개선해 출하 농업인 권익을 증진할 것”이라며 “도매시장 공공성을 강화해 상생과 혁신 농산물 도매유통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