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유사시 정찰·EMP·타격 한방에…日 탄두교환형 미사일 개발
‘반격 능력’ 보유를 선언한 일본이 장거리 미사일의 개발 방향을 구체화하면서 자국산 무기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탄두를 교환할 수 있는 사거리 1000㎞ 이상 신형 순항미사일을 개발할 방침”이라고 17일 전했다. 올해 안에 시제품을 내놓고 조기에 실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신문에 따르면 탄두는 세 가지 형태로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한 ‘정찰용 탄두’ ▶적의 레이더 등 방공망을 무력화시키는 ‘전자기파(EMP) 탄두’ ▶통상적인 ‘공격용 탄두’ 등이다. 일본은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에서 순항미사일을 쏠 계획인데, 유사시 각기 다른 탄두를 장착한 TEL 3대를 동시에 기동해 적 공격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가령 중국의 항공모함 전단이 일본 남서쪽 도서를 공격할 경우 먼저 정찰용 순항미사일을 발사해 중국 함정의 동태를 파악한 뒤, EMP 공격으로 함정의 공격 및 방어 능력을 무력화하고, 마지막으로 함정을 타격한다는 순차적인 공격 개념이다. 일본은 한반도 유사시 북한 핵ㆍ미사일 시설에 대해서도 이같은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다만 이같은 탄두교환형 미사일 개발은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일이고, 일본이 구상하는 작전개념도 전례를 찾기 어렵다. 이 때문에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실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정부가 현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무기체계 개발 방향을 잡은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한번 쓰고 버리는 순항미사일을 정찰용으로 쓰는 것이나 지속성이 중요한 EMP 공격에 순항미사일을 쓰는 것 모두 ‘비용 대비 효과’가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와 별도로 현재 육상자위대가 쓰는 ‘12식 지대함 유도탄’(사거리 200㎞)의 사거리를 1000㎞로 늘리는 개량 사업도 추진 중이다. 개발을 서둘러 2026년에 실전 배치한다는 목표다.
또 일본 방위성은 비행 종말 단계에서 변칙 궤도로 비행해 적의 요격을 피하는 ‘고속활공탄’도 비슷한 시기에 배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일각에선 이 미사일이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북한의 KN-23과 비행 특성이 유사할 것으로 본다.
일본은 이같은 자국산 무기 체계가 완비될 때까지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사거리 1250㎞)과 F-35AㆍF-15 전투기용 합동타격미사일(사거리 900㎞ 이상) 등을 미국에서 들여와 자위대 함정ㆍ전투기 등에 탑재할 계획이다. 일본은 이미 토마호크 수백기를 도입하기 위해 올해 연도 예산안에 2113억 엔(약 2조 330억원)을 반영한 상태다.
이같은 일본의 반격능력 조기 확보 움직임은 미국의 강력한 지지가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열린 미ㆍ일 정상회담에서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일본의 역사적인 국방지출 증액과 새 국가안보전략을 기반으로 우리는 군사 동맹을 현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의 장거리 미사일 능력 확보는 급격히 강화되는 중국의 해군력이 부담스러운 미국 입장에서 '천군만마'와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 양 연구위원은 “한반도와 일본은 물론 서태평양의 핵심 기지인 미국령 괌에도 미군이 배치한 중거리 미사일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미국은 이같은 공백을 일본 방위력에 의존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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