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비호감 경연대회' 전락한 與 전당대회

이현주 2023. 1. 1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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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비호감 경연'으로 변질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는 후보 등록도 전에 이미 경쟁이 과열됐다.

그동안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던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최근 들어 동반 하락 중이다.

정당 지지도 역시 국민의힘도 2%포인트 내린 33%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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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경쟁 격화
2016년 진박 논란 재연 조짐
당심 100% 전대룰, 대립 부추겨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비호감 경연'으로 변질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주요 후보들과 주변 지지 세력들은 ‘친윤’과 ‘비윤’으로 쪼개져 서로 헐뜯는 데 혈안이 된 모습이다. 2016년 총선 패배의 한 원인이었던 ‘진박’ 논란이 재현되고 있다는 탄식이 나온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진짜로 미는 후보'가 따로 있다며 친박의 핵심인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이른바 '진박감별사'로 분해 전국을 돌면서 내홍이 격화됐고, 결국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는 후보 등록도 전에 이미 경쟁이 과열됐다. 가장 큰 원인은 당원 투표 70%, 일반 여론조사 30%였던 당대표 선거를 당원 투표 100%로만 뽑도록 룰을 변경한 점이다. 이미 정해져 있는 같은 당원들의 표를 나눠 가져야 하는 경쟁이라면 결국 계파 싸움 형식으로 치닫을 수밖에 없다. 당심만으로 경쟁하다 보니 극보수 성향 유튜버들까지 선거 캠프를 꾸리고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민심을 배제한 전당대회는 실제 민심을 떠나게 했다. 그동안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던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최근 들어 동반 하락 중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35%로 직전 조사인 1월 1주차 조사보다 2%포인트 내렸다. 정당 지지도 역시 국민의힘도 2%포인트 내린 33%를 기록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1% 오른 34%로 한 달 만에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재역전 당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인 이른바 '윤심(尹心)' 논란이 격화된 일주일 만에 벌어진 결과다.

이같은 결과는 '당원투표 100%'로 전대룰을 바꾼 당 지도부에 책임이 있다. 내부 진흙탕 싸움만 계속되는 전대는 결국 내년 총선에서도 심판을 받을 수 있다. 여소야대 형국을 극복하지 못하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지는 것은 자명하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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