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IPO냐 우회 상장이냐...주목되는 ‘넥스트 스텝’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3. 1. 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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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PIF)와 싱가포르 피랩인베스트먼트에서 1조2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카카오엔터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신주(452만3354주)를 이들이 인수하는 형태다.

업계는 카카오엔터의 넥스트 스텝에 주목한다. 기약 없던 카카오엔터 기업공개(IPO)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카카오엔터는 카카오페이지 시절부터 IPO 작업을 준비했다. 하지만 그룹 내 금융 계열사 자본 확충이 우선순위로 떠오르면서 IPO 순서가 밀렸다. 이후 순서가 찾아왔지만 카카오그룹의 계열사 상장 관련 여론 악화로 IPO 계획을 미뤘다.

일각에서는 이번 투자 유치를 두고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 IPO)’ 성격이 짙다고 분석한다. 대규모 자금을 수혈한 만큼 IPO 계획을 구체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네이버가 웹툰엔터테인먼트를 향후 미국에서 상장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국내가 아닌 해외 IPO도 고려할 수 있다. 자금이 확보된 만큼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평이다.

우회 상장 가능성도 나온다. 자금 문제로 지지부진했던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인수 추진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엔터는 SM엔터와 지난해 초부터 경영권 인수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매각 가격을 두고 양측 의견이 충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조2000억원을 손에 쥔 만큼 진전된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카카오 역시 투자 유치금을 인수합병에 쓸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엔터는 운영 자금으로 5769억원, 타 법인 증권 취득 자금으로 5769억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번 투자 유치로 초경쟁 글로벌 엔터 산업의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글로벌 성장을 가속화할 재원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타 법인 증권 취득 계획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 등 다양한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확정되면 밝히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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