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조용히’ 20%나 급등한 은행주...더 갈까?

이성민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economy05@mk.co.kr) 2023. 1. 1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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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기관, 4대 은행 7천억원 순매수
실적호전·주주친화 기대감 등 호재로
(출처=연합뉴스)
은행주가 새해들어 보름만에 20%나 급등했다. 오랜기간 관심 밖이었던 은행주의 급부상은 실적호전과 주주친화정책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연초 이후 16일까지 하나금융지주는 4만800원에서 5만2600원으로 상승해 28.92%나 뛰었으며, 신한지주(27.7%), KB금융(26.05%), 우리금융지주(18.22%)도 주가가 급등했다. 4대 금융지주를 포함해 기업은행, 카카오뱅크 등 은행업 대표종목의 주가 흐름을 묶은 KRX 은행 지수는 21.1% 급등했다. J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도 10∼20%대 상승률을 보였다.

은행주 주가상승을 주도하는 세력은 외국인과 국내 기관들이다. 이달 2일부터 1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주식을 총 734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신한지주가 229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금융(2180억원)과 하나금융지주(2072억원)이 뒤를 이었다. 특히 외국인은 전 거래일인 16일 하루동안 신한지주 주식을 총 757억원어치 순매수해 삼성전자(670억원)보다 더 많이 사들이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금융지주 주가 상승에 대해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실적이 호전되면서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기 침체 사례를 보더라도 주식시장 대비 주가 수익률이 높았던 업종은 이익의 안정성이 빛을 발하는 업종이었고 그중 하나가 은행”이라며 “장기적으로도 은행 실적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이 7개 금융지주에 공개서한을 보내 주주 환원을 요구하면서 관련 논의에 물꼬를 튼 점도 은행주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신한지주의 경우 자본비율을 12%대로 유지하고 13%를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주주환원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는 내부 결정이 언론에 보도되자 주가가 하루 만에 8% 넘게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대표적인 규제산업이기 때문에 은행의 주주친화정책 의지가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를 넘어설지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적정 성장과 주주환원 증대라는 지향점은 많은 투자자들이 공감하는 부분이지만 이를 위해 (얼라인이) 제시한 위험가중자산 성장 제한은 쉽지 않은 문제”라며 획일적인 제한은 유동성 경색 등 리스크를 높이고 중저신용도 차주의 은행 접근성을 어렵게 만드는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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