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원전서 고장 속출…한수원 “안전에 문제 없어” 논란

박세환 2023. 1. 1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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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하는 원자로와 부속 건물에서 고장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원전 자체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만한 위험한 건은 아니지만, 고장이 누적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수원이 보다 철저한 점검과 후속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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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 고리 원전 전경. 한수원 제공


새해부터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하는 원자로와 부속 건물에서 고장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원전 자체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만한 위험한 건은 아니지만, 고장이 누적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수원이 보다 철저한 점검과 후속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한수원은 원전 운영 능력 향상으로 안전한 원자력 환경을 만들었다고 자평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17일 한수원에 따르면 지난 5일 전남 영광에 위치한 한빛3호기의 비상디젤발전기가 자동 가동됐다. 비상디젤발전기는 보통 외부 공급 전원에 문제가 생겼을 때 자동으로 운행된다. 한빛원전 측은 일부 설비에 저전압 신호가 감지돼 전력 차단기가 개방되면서 발전기가 스스로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현재 차단기가 열린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부산 기장군 고리3호기의 터빈과 발전기, 원자로가 자동정지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변압기 케이블 접속부가 불에 타 손상되면서 보호계전기가 가동됐기 때문이다. 보호계전기란 전선이나 부품에 이상이 생겼을 때 전류를 차단해 설비를 보호하는 장치를 가리킨다.

원전 부속 건물에서 화재로 추정되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달 25일 고리1발전소 순수생산설비 건물의 펌프 전동기에서 연기와 불꽃이 발생했다. 현장 직원이 곧바로 자체 진화 작업을 벌여 추가 피해는 없었다. 이 설비는 고리2호기에 필요한 물을 공급하는 시설이었다. 원안위는 펌프 모터측 베어링 과열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원전이나 원전 부속시설에서 연기와 불꽃 등이 발견된 것은 1978년 첫 원전 가동 이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전운영안전정보시스템에 등록된 782건의 사고·고장 기록 가운데 12번째 사례다. 상당히 드문 케이스인 셈이다. 지난달 22일부터 1주일에 1건씩 원전과 원전 부속시설에서 고장이나 돌발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새해 전후로 발생한 세 개의 사례 모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만든 원자력 사고 등급(INES)상 사고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INES는 사고·고장 정도를 7등급으로 나누고 있다. 사고는 원전시설에 중대한 손상 또는 방사선 피해를 유발하는 경우(4~7등급)를 뜻하고, 고장은 이런 피해가 없는 경우(0~3등급)를 가리킨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한국에서 발생한 원전 고장 사례 중 국제기준에 따라 ‘사고’로 기록될 만한 사례는 1건도 없었다.

하지만 고장이 반복되면 사고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한수원이 고장이나 돌발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인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고장 건수는 128건에 달한다. 연평균 12건씩 발생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한수원은 최근 발간한 ‘2022년 원자력 백서’에서 안전하게 원전을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수원은 “원전 호기당 고장정지 건수는 1980년대까지는 5건 이상이었지만 1998년 이후 1건 미만으로 낮아졌다”며 “국내 가동 원전은 관련 규정에 적합하게 운영되고 있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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