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감독 "위기를 기회로…제대로 몸 만들어 와라"

이형석 2023. 1. 17.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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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첫 오리엔테이션 소집
김하성·양의지·고우석 등
"호주전에 최선의 카드 투입"
주장 김현수, 4회 연속 선임
이강철(왼쪽 두 번째) 야구대표팀 감독과 고우석(왼쪽), 양의지(왼쪽 세 번째), 김하성(오른쪽)이 16일 열린 2023 WBC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정시종 기자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이 닻을 올렸다.  

이강철(57·KT 위즈)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6일 서울 청담동 호텔리베라에서 오리엔테이션을 했다. 지난 4일 최종 엔트리 30명을 발표한 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최지만(피츠버그 파이리츠) 등 메이저리그(MLB) 선수들과 미국으로 이미 떠난 일부 선수를 제외한 19명이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다.  

2020 도쿄올림픽 노메달 수모를 겪은 한국 야구는 이번 대회를 통해 명예 회복을 노린다. 이강철 감독은 "모든 분이 (한국 야구가) 위기라고 말씀하시는데, 이번 대회를 기회로 삼겠다. 신예와 베테랑으로 구성된 이번 대표팀 선수들과 최대한 많은 경기를 하도록 준비하겠다"고 출사표를 냈다.  

아울러 이강철 감독은 "오리엔테이션에서 몸을 잘 만들어 대표팀에 합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 1군 선수들은 시범경기를 통해 몸 상태를 점차 끌어올려, 4월 정규시즌 개막에 100% 컨디션을 맞춘다. 하지만 WBC 대표팀은 3월 9일 1라운드 첫 경기(호주전)를 치른다. 예년보다 한 달 가까이 서둘러야 한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각자의 역할을 부여할 계획이다. 그런데 몸 상태가 받쳐주지 않아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선 안 된다. (그동안 국제대회를 보면 이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모든 선수들이 후회 없이 제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야구대표팀은 다음 달 14일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소집돼 훈련을 시작한다. 벌써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김광현(SSG 랜더스) 소형준·고영표(이상 KT) 구창모·박건우·이용찬(이상 NC 다이노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이의리(KIA 타이거즈) 등이 미국에서 훈련하고 있다. LG 트윈스 오지환, 정우영, 김윤식 등은 21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한국보다 따뜻한 곳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이강철 WBC 대표팀 감독이 16일 WBC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시종 기자 

대표팀의 목표는 4강 진출이다. 1라운드를 통과해야 8강에 오를 수 있다. 한국은 사실상 호주전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이용찬과 박세웅(롯데)을 깜짝 선발한 이유도 이들의 주 무기(포크볼과 커브)가 호주 타자들에게 효과를 볼 거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5일 호주로 출국해 9일까지 호주프로야구(ABL)에서 뛰는 선수들을 직접 살펴보고 돌아왔다. 그는 "호주 야구를 보니 아시아 스타일로 경기를 운용하더라. 호주는 변화구를 잘 던지는 투수를 많이 뽑았다. 포수 양의지가 이를 고려해 마운드를 이끌 것으로 본다"며 "실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1차전(호주전)에 총력전을 펼친다기보다는 최선의 카드를 다 쓰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호주전 이후 일본(3월 10일) 체코(12일) 중국(13일)을 차례로 상대한다. 이 감독은 "일본은 이름만 들어도 아는 선수들이 다 뽑혔다. 이들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면서 "체코와 중국 역시 만만치 않은 팀이다. 계속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이날 이번 대회 주장으로 김현수(LG)를 선임했다. 이강철 감독은 "선수들끼리 상의해 주장을 뽑도록 했다. 김현수가 성격도 서글서글하고 (대표팀) 경력도 많아서 주장 역할을 잘해줄 것 같다"고 밝혔다. 김현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프리미어12(2019) 도쿄 올림픽(2021) 등 국제대회 4회 연속 주장을 맡게 됐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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