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평산마을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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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의 퇴임 후 삶은 대체로 순탄하지 못했다.
강연, 회고록 출간, 사회 활동 등을 통해 퇴임 이후를 열정적으로 열어가는 해외 전직 대통령과 총리들의 삶은 다른 나라 얘기일 뿐이다.
퇴임 후 국제해비타트와 함께한 사랑의 집짓기 활동과 분쟁지역 평화 중재 활동으로 재임 때보다 더 높게 평가를 받은 미국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모델은 우리나라에서 과연 언제쯤에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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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의 퇴임 후 삶은 대체로 순탄하지 못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4·19혁명으로 하야한 후 하와이로 망명했다가 그곳에서 삶을 마쳤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내란,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가 사면됐으나 세상을 뜰 때까지 사실상 은둔 생활을 해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도 구속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불행의 원인은 당사자의 허물일 수도 있겠지만 살아있는 권력이 정치적 이익을 노리고 ‘전 정권 청산’을 과도하게 밀어붙인 탓도 부인하기 어려울 게다. 보복 악순환의 정치 문화가 계속 이어진다면 전직 대통령의 삶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강연, 회고록 출간, 사회 활동 등을 통해 퇴임 이후를 열정적으로 열어가는 해외 전직 대통령과 총리들의 삶은 다른 나라 얘기일 뿐이다. 퇴임 후 국제해비타트와 함께한 사랑의 집짓기 활동과 분쟁지역 평화 중재 활동으로 재임 때보다 더 높게 평가를 받은 미국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모델은 우리나라에서 과연 언제쯤에나 가능할까.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둥지를 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오는 2월이나 3월 마을에 ‘평산마을책방’이란 이름의 작은 책방을 열 계획이다. 주택 한 채를 리모델링해 북카페를 만들어 저자와 독자가 만나 토론하는 등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책방 일에도 직접 참여할 생각이라고 한다.
구상이 알려지자 여권에서는 곧바로 견제구가 날아왔다. 퇴임 후 잊힌 삶을 살겠다던 말에 배치되는 행보라는 지적이다. 문 전 대통령의 ‘소박한’ 구상이 정치적 논란거리로 비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불길한 조짐이다. 지역 문화운동 차원의 동네책방 개설마저 확대 해석해 공격의 소재로 삼는 것은 우리 정치 수준이 얼마나 협량한지를 보여준다. 윤석열 대통령도 임기를 마치면 ‘전직’이 된다. 맹목적이고 극단적인 대결 정치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바람직한 전직 대통령 문화’는 싹을 틔울 수 없다.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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