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특허청의 온고지신

2023. 1. 17.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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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이 시작됐다.

이런 의미에서 작년 말 1만명 이상 국민의 뜨거운 호응 속에 선정된 2022년 특허청 10대 뉴스에서 2023년의 지식재산 정책 방향을 바라보고자 한다.

특허청도 이에 맞춰 AI 발명자 인정 여부에 대한 국제적 논의를 주도하는 한편 AI 기술을 특허 상표의 심사 심판 절차에 활용해 정부 행정시스템의 AI 도입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올해 특허청은 심사 품질 혁신과 가치평가 시스템 고도화 등을 통해 스타트업 육성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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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실 특허청장


계묘년이 시작됐다. 1월을 뜻하는 영어 January의 어원은 두 얼굴로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보는 로마의 신 ‘야누스’다. 아마도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안다는 동양의 온고지신(溫故知新)과 같은 의미가 녹아있는 것이리라. 이런 의미에서 작년 말 1만명 이상 국민의 뜨거운 호응 속에 선정된 2022년 특허청 10대 뉴스에서 2023년의 지식재산 정책 방향을 바라보고자 한다.

10대 뉴스 중 1위는 ‘인공지능(AI)은 발명자가 될 수 없다’였다. 2019년 미국 AI 개발자 스티븐 테일러가 AI를 발명자로 기재한 특허를 16개 국가에 출원하며 이슈가 됐고, 우리나라 등 주요국은 발명자는 인간이어야 한다는 이유로 출원을 인정하지 않았다. 인간 또는 법인으로만 한정된 권리의 주체를 AI까지 확대해야 하는지에 관한 화두를 던진 이슈다. 특허청도 이에 맞춰 AI 발명자 인정 여부에 대한 국제적 논의를 주도하는 한편 AI 기술을 특허 상표의 심사 심판 절차에 활용해 정부 행정시스템의 AI 도입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2위는 2027년 특허 출원 세계 3위 도약, 지식재산 가치평가 신뢰도 제고 방안 등을 담은 ‘지식재산 정책 방향 발표’였다. 이는 올해 정부 주요 정책인 ‘스타트업 코리아’와 관련이 있다. 스타트업이 기술을 특허로 출원 선점한 후 제대로 된 가치평가와 맞물리면 자본금이 부족해도 특허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성장할 수 있다. 올해 특허청은 심사 품질 혁신과 가치평가 시스템 고도화 등을 통해 스타트업 육성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국가적 이슈로 떠오른 반도체 관련 뉴스도 눈길을 끈다. ‘반도체 퇴직 기술자를 특허 심사관으로 채용’(5위)하고, ‘반도체 기술 우선심사’(6위)로 빠르게 특허를 확보토록 지원한 뉴스다. 이는 특허청이 일궈낸, ‘반도체 육성’이라는 새 정부 정책의 첫 번째 결실이다. 특허청은 올해도 반도체 전담 심사조직을 만들고, 퇴직 기술자를 반도체 특허 심사관으로 투입하는 등의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7위는 지식재산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매니징 IP’로부터 한국 특허청장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50인’에 뽑힌 뉴스다. 개인적 영광이기도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우리 위상과 우리 기업들의 저력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 최근 미국 언론이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 6위라고 보도했는데 지식재산 분야에서 우리 위상은 이보다 높다. 세계 4위의 특허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특허청은 지식재산 시스템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에 이식하고, 해외 K브랜드 위조상품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지식재산 중추국가로 역할을 다할 것이다.

올해는 ‘검은 토끼해’다. 검은색은 지혜와 지식을 상징하고, 토끼는 다산과 풍요를 의미한다. 2023년 계묘년은 지혜·지식을 대표하는 특허·상표 등 지식재산을 바탕으로 수출 증대와 일자리 창출 등 다산과 풍요가 이뤄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이인실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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