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소노동자 새벽 출근 돕는 8146번 버스… 이게 민생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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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부터 서울 상계동에서 출발해 강남역을 지나 신논현역에서 회차하는 146번 버스 노선에 8146번 버스가 새로 생겼다.
8146번 버스는 146번 버스와 노선이 같다.
8146번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대부분 강남에서 빌딩 청소부로 일한다.
그로부터 14일이 지난 뒤 146번 버스보다 첫 차 출발시간이 15분 빠른 8146번 버스가 첫 운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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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부터 서울 상계동에서 출발해 강남역을 지나 신논현역에서 회차하는 146번 버스 노선에 8146번 버스가 새로 생겼다. 8146번 버스는 146번 버스와 노선이 같다. 다른 건 운행시간이다. 8146번 첫 차는 새벽 3시50분에 출발해 5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4시5분부터는 146번이 종전처럼 기존 노선을 달린다. 8146번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대부분 강남에서 빌딩 청소부로 일한다. 회사원들이 출근하는 8시 전에 일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새벽 출근은 늘 시간과의 전쟁이다. 그래서 첫 차를 타고 강남에서 내리면 근무지까지 뛰어야 했다. 이들의 바람은 146번 버스의 첫 차 운행시간이 10~15분만이라도 앞당겨지는 것이었다.
해결사로 나선 이는 한덕수 국무총리였다. 한 총리는 새해 첫 근무일인 지난 2일 새벽 4시5분 상계동 기점에서 출발하는 146번 첫 차에 올라 타 단골승객들의 애환을 직접 들었다. 한 총리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전화를 걸었고, 오 시장은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오 시장의 지시로 서울시는 버스 회사가 노사 협의를 거쳐 운전기사를 추가로 채용토록 했다. 그로부터 14일이 지난 뒤 146번 버스보다 첫 차 출발시간이 15분 빠른 8146번 버스가 첫 운행을 시작했다.
이런 게 민생정치다. 서울시내 버스 노선 증차에 국무총리와 서울시장이 나서야 하느냐는 시선도 있지만 총리와 시장이라도 나서서 사회적 약자들의 애환에 귀를 기울인 건 잘한 일이다. 민생정치가 거창하게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시민들의 크고 작은 불편과 애로사항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말로는 규제개혁을 실천한다면서도 막상 관료주의가 실천을 좌절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8146번 버스 사례는 모든 정부 부처와 일선 민원부서가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이런 일은 국회에서 법을 만들거나 고치지 않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번 조치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처방이 아니라는 일부의 비판도 있지만 실질적인 시민들의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 행정을 펼쳤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한 총리의 행보에서 고 노회찬 의원의 그림자가 보였다는 사람들도 있다. 노 의원은 2012년 10월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 연설 때 서울 구로에서 강남까지 가는 6411번 버스 첫 차를 이용하는 청소노동자들의 존재를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해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줬었다. 고인도 하늘나라에서 내려다봤다면 이번 조치에 박수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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