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쌍방울 김성태 오늘 입국…의혹 철저히 규명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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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송금에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관련 의혹
대장동 수사도 신속하게, 민주당도 협조해야
자본시장법 위반과 불법 대북 송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중심에 있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오늘 한국에 들어온다. 지난해 5월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해외로 도피한 지 8개월 만이다. 김 전 회장은 귀국 후 수원지검으로 압송돼 조사를 받게 된다.
김 전 회장이 실소유주인 쌍방울과 계열사는 여러 의혹 사건에 연루돼 있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시절 함께 일했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쌍방울의 대북 접촉을 돕는 대가로 회사 법인카드 등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 기소됐다. 쌍방울은 2018~2019년 계열사 직원 수십 명을 동원해 640만 달러를 중국으로 밀반출했고, 이를 북한에 건넸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여기에 관여한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도 지난해 11월 구속됐다.
쌍방울 전환사채(CB)로 이 대표의 변호사비가 지급됐다는 의혹은 아직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이 대표의 변호인 출신이거나 캠프에 있었던 사람이 쌍방울 계열사의 사외이사를 지낸 적이 있어 의구심을 키워 왔다. 최근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수행비서를 지낸 사람도 쌍방울 계열사의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김 전 회장은 한때 수사기관의 관리 대상 조폭 명단에 있었다고 한다. 사채업으로 돈을 모아 2010년 쌍방울을 인수하면서 기업인으로 변신했다. 하지만 빚을 내 기업을 인수하고, 그 기업의 자산과 주식을 활용해 빚을 갚고 다른 계열사를 사들였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김 전 회장이 이 과정에서 누구의 비호를 받았는지를 철저하게 규명하고 범죄 수익을 찾아내 환수해야 한다. 검은 돈이 기업과 정치권을 흔드는 일을 좌시할 수는 없다.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도 이 대표에게 설 연휴 이후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과 관련한 제3자 뇌물 제공 혐의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조사를 받았다. 제1 야당 대표가 이런저런 혐의로 수사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민주당은 이달 임시국회를 소집했지만 개점 휴업 상태라 이 대표를 보호하기 위한 ‘방탄 국회’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대장동·위례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문제는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의 일로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나설 사안은 아니다. 이 대표도 전처럼 출석을 미루지 말고 당당하게 실체적 사실로만 대응하길 바란다. 검찰도 이 대표 수사를 질질 끌면서 정치적으로 활용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절차를 준수하면서 가능한 한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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