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비중 20% 역대 최저…“금리·물가 계속 뛰는데 매출 회복 안돼 폐업”
경기도 광주에서 배달 일을 하는 이모(41)씨는 지난해 9월까지 중고 가전제품 판매점을 운영했다. 이씨가 운영하던 가게는 2020년 말부터 적자가 나기 시작했지만 대출 등으로 버텼다. 이씨는 “지난해 대출금리가 급격히 오르는데 매출은 회복되지 않아 폐업했다”며 “빨리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배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소상공인 업계에선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때보다 더 힘들다는 토로까지 나온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자영업자는 563만2000명으로, 전체 취업자(2808만9000명)의 20.1%로 집계됐다. 이 비중은 196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자영업자 수는 전년보다 소폭 증가하긴 했으나 임금근로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비중이 줄었다. 역대 최고치인 1963년(37.2%)과 비교하면 17.1%포인트 낮다.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자영업자 비중은 꾸준히 감소 추세이긴 했다. 그러나 그 속도가 최근 들어 더 가팔라졌다. 우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임대료 부담이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코로나19 확산의 충격이 덮쳤다. 지난해부터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라는 ‘3중고’까지 소상공인을 압박하면서 자영업 비중을 끌어내렸다.
‘나홀로 사장’은 증가세다. 지난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26만7000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446만7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직원을 내보내고 혼자 운영하거나 무인화 기계를 도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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