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골 육수, 오래 우리면 오히려 안 좋다?

이해림 기자 2023. 1. 1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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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떡국을 끓일 때 사골을 우린 육수를 사용하곤 한다.

국립축산과학원이 진행한 실험 결과, 4번 이상 끓인 사골국은 뼈 건강에 이로운 콘드로이친황산과 칼슘 함량이 줄었고, 국물이 맑고 묽어져 맛도 떨어졌다.

건강을 위해 먹은 사골국이 오히려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것이다.

사골국물만으로 이들 영양소를 다 섭취하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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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축산과학원 실험 결과 사골을 3번 우려낸 국물의 맛과 영양이 가장 뛰어났으며, 4번째 우릴 때부턴 오히려 영양소 함량이 낮아졌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설날 떡국을 끓일 때 사골을 우린 육수를 사용하곤 한다. 오래 우릴수록 국물의 영양소가 풍부해질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4번 이상 우리면 오히려 맛과 영양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집에서 사골육수를 만들 땐 1회 6시간을 기준으로 3번 정도 우려내는 게 좋다. 우선 단면에 붉은색 얼룩이 선명하고, 연골 부분이 많이 남아 있는 사골을 고른다. 1kg당 5~6배 정도의 물을 넣어 끓이고, 6시간이 지날 때마다 불을 끄고 식힌다. 표면에 지방이 응고되면 걷어내고 사골을 새것으로 교체해 다시 끓인다. 이 과정을 2번 더 반복한다. 지방을 잘 걷어낸 사골 국물은 100ml당 약 47kcal로, 100ml당 61kcal인 우유보다 열량이 낮다. 
단면이 선명한 붉은 색을 띠는 게 좋은 사골이다./사진=농촌진흥청
사골을 4번 이상 우리면 오히려 맛과 영양이 떨어진다. 국립축산과학원이 진행한 실험 결과, 4번 이상 끓인 사골국은 뼈 건강에 이로운 콘드로이친황산과 칼슘 함량이 줄었고, 국물이 맑고 묽어져 맛도 떨어졌다. 3번째까진 괜찮지만, 4번째 끓일 때부터 인의 함량이 높아지는 것도 문제다. 인은 세포막과 뼈·치아 등을 구성하지만, 체내 인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칼슘과 결합해 염을 형성한 뒤 체외로 배출된다. 건강을 위해 먹은 사골국이 오히려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것이다.

남은 사골국을 지퍼백 등에 담아 냉동고에 보관하면 약 한 달 동안 두고 먹을 수 있다. 끓인 용기째 냉장 보관하면 미생물에 오염돼 상할 위험이 크다. 얼린 사골국은 상온에 두기보다 냉장실에 넣어 녹여야 미생물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아직 끓이지 않은 사골은 플라스틱 밀폐용기에 넣어 냉동 보관해야 수분손실과 산화가 방지된다.

사골국물엔 미량 무기질이 골고루 들었으나, 그 양이 충분하진 않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사골국물 1L엔 ▲칼슘 21.15mg ▲마그네슘 1.97mg ▲철 0.04mg이 들었다.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 따르면 ▲칼슘은 남녀 모두(19세 이상 성인 기준) 700~800mg ▲마그네슘은 남성 360~370mg​, 여성 280mg ▲철은 남성 9~10mg, 여성 7~14mg이 일일 권장섭취량이다. 사골국물만으로 이들 영양소를 다 섭취하긴 어렵다. 칼슘, 마그네슘, 철을 충분히 섭취하려면 우유, 견과류, 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를 골고루 먹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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