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UAE 신뢰의 뿌리, 바라카 원전 찾은 尹과 무함마드 대통령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6일(이하 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과 바라카 원전 3호기 가동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동생인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하얀 부총리 겸 대통령실 장관와 함께 윤 대통령보다 10여분 빠른 오후 1시 21분에 도착해 35분에 도착한 윤 대통령을 영접했다.
한국에선 추경호 경제부총리 등 정부 관계자 외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도 동행했다. 바라카 원전에 대한 설명을 청취한 양 정상은 기념 우표와 기념 코인 등을 주고받은 뒤 오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계획된 총 4기 중 2기가 운전 중이고, 나머지 2기도 곧 가동을 시작하는 바라카 원전은 한국과 UAE 양국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대표하는 큰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며 “한국과 UAE 양국이 바라카의 성공을 바탕으로 힘을 모아 UAE 내 추가적인 원전 협력과 제3국 공동진출 등 확대된 성과를 창출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빈 방문이 양국이 원자력을 넘어 수소, 재생에너지, 탄소저장포집 등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에너지 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무함마드 대통령도 “양국의 관계는 10년에 걸친 바라카 원전 개발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강화됐다”며 “바라카 원전 현장의 UAE, 한국 및 여타 국가의 근로자분들 모두의 노력으로 3호기가 준공되면서 UAE의 청정 전력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원전사업의 글로벌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양 정상의 발언이 보여주듯 2009년 12월 계약한 바라카 원전은 한ㆍUAE의 협력을 상징한다. 전날 300억달러의 투자 의사를 밝힌 무함마드 대통령이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대한민국을 신뢰한다”고 언급한 배경에도 바라카 원전이 있다.
바라카 원전은 한국 최초의 해외 원전 수출 사업으로, 한국형 원전(APR1400) 4기를 바라카 지역에 건설하는 단일 규모 최대(186억달러)의 플랜트 수출이다. 4기 가운데 1호기는 2021년 4월, 2호기는 2022년 3월에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이날 가동 기념행사가 열린 3호기는 올해 3월 상업운전 개시가 목표고, 현재 시운전 상태인 4호기는 내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UAE에서도 바라카 원전이 갖는 의의는 크다. 아랍 지역 최초의 상용원전 도입국이 된 데다, 자국 내 원유 소비량을 줄여 석유 수출 증대를 견인해왔다. 2호기까지 가동 중인 현재 아부다비 전력의 60%, UAE 전체 전력의 15%를 바라카 원전이 담당하고 있는데 4호기까지 정상 가동되면 탄소 배출 없이 UAE 전력 수요의 최대 25%를 제공하게 된다.
바라카 원전을 매개로 양국 간 협력은 원자력ㆍ에너지ㆍ투자ㆍ방위산업 등 4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확대돼왔다. 특히, 무함마드 대통령의 “300억불 투자” 발표와 맞물려 탈탄소와 재생에너지, 기후변화 등 미래 기술 분야에서도 양국의 협력 관계가 경제 동맹에 준하는 수준까지 확장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윤 대통령은 바라카 원전 방문에 앞서 이날 오전 국립전시센터에서 열린 ‘아부다비 지속가능성 주간’ 기조연설에서 “한국과 UAE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탄소중립 분야까지 확대된다면 국제사회에서 양국의 리더십이 더욱 커지고, 경제적 협력 기회 역시 증대될 것”이라며 “원전 협력에 재생에너지, 수소, 탄소저장포집활용(CCUS) 등 청정에너지 협력까지 더해진다면 양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는 물론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안정성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부다비=권호 기자 kw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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