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일 때도, 전역 후에도 가시밭길...소령 군목들의 ‘비애’

최경식 2023. 1. 16. 18:4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군종목사는 비전투병과지만, 군 현장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다.

소령 군목들의 비애는 군 생활 이후에도 계속된다.

반면 청장년 시절 외부와 단절된 채 군 선교에 바친 소령 군목들은 40대 중반 전역한 후 사회로 나오면 부목사와 담임목사 모두 거부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소령 군목들은 전역 후 주로 개척 교회나 오지 선교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역 활동 소령 군목 60명 그쳐
1인당 담당 장병 2000명 격무
진급 자리 적고 45세 정년 제한
전역 후엔 경력 인정 못 받아
한국군종목사단과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가 지난해 경기도 광주 곤지암읍 소망수양관에서 ‘대한민국 군종목사 수련회’를 개최하고 군선교 네트워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군선교연합회 제공


군종목사는 비전투병과지만, 군 현장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다. 힘든 군 생활을 하는 장병들의 정신적인 부분을 책임질 유일한 직위로 평가받고 있다. 군목 가운데 최일선에서 발로 뛰는 사람들은 소령 군목들이다.

하지만 이들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문제 제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우선 인력이 워낙 부족해 혼자서 수많은 장병 및 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현재 소령 군목들의 숫자는 60명에 불과하다. 이들이 1인당 책임져야 하는 장병들은 2000명에 달한다. 미국 군목들이 1인당 책임지는 장병들 숫자가 100~200명인 것과 대비된다. 할 일도 많다. 이들은 장병 상담부터 종교시설 관리, 종교행사 담당, 훈련 참가까지 해야 한다.

업무는 많은데 진급은 어렵고, 정년 제한도 이르다. 16일 국민일보와 만난 한 군목은 “진급할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고, 뚜렷하게 성과를 내보이며 승진할 기회도 적은 편”이라며 “45세가 되면 정년 제한에 걸리는데 이때까지 승진을 못 하면 속절없이 전역해서 사회라는 허허벌판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소령 군목들의 비애는 군 생활 이후에도 계속된다. 조기 전역한 이들은 사회에 나가 목회를 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교계에서는 소령 군목들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은근히 이들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통상적으로 목회자들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15년 가량 부목사를 하고, 50세 전후로 담임 목사를 한다. 반면 청장년 시절 외부와 단절된 채 군 선교에 바친 소령 군목들은 40대 중반 전역한 후 사회로 나오면 부목사와 담임목사 모두 거부되는 경우가 많다. 부목사를 하기에는 나이가 많고, 담임목사로 청빙하기에는 부목사 생활 부재 등으로 검증이 안 됐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이에 따라 소령 군목들은 전역 후 주로 개척 교회나 오지 선교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레 중장년 시절을 어렵게 보내는 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교계 일각에서는 편견을 배제하고 군목들의 역량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고석환 기하성 군선교위원장은 “군목 출신들은 이미 공동체를 중시하는 조직 생활 신념 및 선교적 신념이 충분히 장착돼 있다”며 “이런 장점들은 목회 현장에서 긍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