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다는 뜻의 ‘치매’, 20년 만에 명칭 바꾼다

서지영 2023. 1. 1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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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치매(癡呆)' 병명을 다른 말로 바꾸기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치매라는 용어가 병에 대한 편견을 만들고 환자와 가족에게 모멸감을 준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치매용어 개정 협의체' 제1차 회의를 개최해 해외 국가들이 치매 관련 병명을 개정한 사례를 살피고 향후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고 1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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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오늘 ‘치매용어 개정 협의체’ 첫 회의 개최
기사와 직접 관련없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치매(癡呆)’ 병명을 다른 말로 바꾸기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치매라는 용어가 병에 대한 편견을 만들고 환자와 가족에게 모멸감을 준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치매용어 개정 협의체’ 제1차 회의를 개최해 해외 국가들이 치매 관련 병명을 개정한 사례를 살피고 향후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고 16일 밝혔다.

협의체는 치매 용어를 바꾸고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됐다. 복지부와 의료계, 돌봄·복지 전문가, 치매 환자 가족단체 등 10여명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이윤신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관 직무대리가 맡았다.

복지부는 “치매라는 말은 ‘정신이상(Dementia)’이라는 라틴어 의학 용어의 어원을 반영해 ‘치매(癡呆·어리석다)’라는 한자어로 옮긴 것”이라며 “일본에서 전해 받아 해당 한자어를 한국 발음으로 읽어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치매’라는 용어가 부정적 인식을 유발해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제기됐다.

이에 대만은 2001년 실지증(失智症)으로 일본은 2004년 인지증(認知症), 홍콩과 중국은 각각 2010년과 2012년에 뇌퇴화증(腦退化症)으로 병명을 바꿨다. 미국은 2013년 치매(dementia)에서 ‘주요신경인지장애(major vascular neurocognitive disorders)’로 변경했다.

국내에서도 복지부가 2021년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3.8%가 치매 용어에 대해 ‘거부감이 든다’고 답했다. 치매를 대체할 용어로는 ‘인지저하증’(31.3%)이 가장 많이 선택됐다.

앞서 국내에서 치매와 비슷한 이유로 부정적 의미의 병명이 바뀐 사례가 있다. 2011년 정신분열병은 조현병으로, 2014년 간질은 뇌전증으로 변경됐다.

김혜영 복지부 노인건강과장은 “치매 대체 용어에 대한 각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개정을 추진하겠다”며 “이번 용어 개정이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과 치매 친화적 지역 사회를 조성하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지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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