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할배' 있는 아이가 더 오래 산다…조부모의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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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수명이 늘어나면서 전 세계 인구의 약 20%에 해당하는 15억명이 '조부모'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60여년 전인 1960년 5억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3배나 늘어난 수치다.
세계 인구 중 15억명이 조부모라는 사실은 이코노미스트가 독일 막스플랑크 인구학연구소에 의뢰해 도출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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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 물론 여성 사회활동에도 큰 도움
기대 수명이 늘어나면서 전 세계 인구의 약 20%에 해당하는 15억명이 '조부모'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60여년 전인 1960년 5억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3배나 늘어난 수치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12일(현지시간) '조부모들의 시대가 도래했다(The age of the grandparent has arrived)'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조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엄마들의 양육 부담이 줄어든 동시에 손자녀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은 '조부모의 시대'…60년 만에 5억→15억명
세계 인구 중 15억명이 조부모라는 사실은 이코노미스트가 독일 막스플랑크 인구학연구소에 의뢰해 도출한 결과다. 1960년의 조부모 수는 5억명으로, 당시 세계 인구의 17% 정도여서 오늘날 조부모 수는 60여년 만에 3배로 증가한 동시에 비율도 3%P 늘어났다. 또 같은 기간 동안 15세 미만 어린이 인구 대비 조부모 비율은 0.46명에서 0.80명으로 많이 증가했다. 조부모 인구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2050년에는 21억명까지 증가해 세계 전체 인구의 2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이는 중요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여러 근거에 따르면 조부모의 도움을 받는 아이들이 더 잘 성장한다"고 말했다. 또 이코노미스트는 조부모의 도움이란 사실상 할머니의 도움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할머니, 女노동참여에 도움…엄마·아이에게 정서적 힘도
이어 이코노미스트는 할머니들의 역할은 여성의 유급 노동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친정엄마의 도움으로 양육 부담을 던 여성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 활동에 나설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조부모의 양육은 단지 아이들을 먹이고 씻기고 재우는 것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전통적인 생각, 이야기, 노래, 역사의식까지 물려줘 아이와 부모에게 큰 힘이 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일례로 서아프리카 감비아의 시골에서는 외할머니가 있는 아이의 경우 만 두 살까지 생존하는 확률이 크게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는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비율이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경우 15%, 할머니와 함께 사는 경우에는 38%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국에서도 조부모 양육 참여의 효과는 마찬가지다. 캐나다 매니토바대 등 연구진에 따르면 어린아이를 키우는 기혼여성 중 반경 25마일(약 40㎞) 내에 아이들의 할머니가 거주하는 경우 노동시장 참여율이 4∼10%P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미주개발은행(IDB)의 연구를 보면 자신의 자녀에게 외할머니 역할을 하는 친정어머니가 사망할 경우, 여성이 추후 고용 상태를 유지할 확률은 12%포인트 떨어지고, 소득 규모는 53% 급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들은 우울증이나 외로움을 덜 겪는 경우도 있지만, 다만 나이가 많을수록 양육 분담을 버거워하는 경향이 있고, 사람에 따라 더 편안하게 은퇴 후 생활을 즐기고 싶어하는 이들도 있다"는 말도 함께 전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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