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위스그랜드호텔 터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들어선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 부지에 대규모 아파트 건립이 추진된다. 이 가운데 일부는 서울시가 새롭게 추진 중인 상생주택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서울시 서대문구의회 서호성 의원은 16일 “서울시가 공공주택사업에 참여할 민간 토지를 공모한 결과, 최종 대상 후보지에 스위스그랜드호텔 부지가 뽑힌 것으로 확인했다”며 “터가 넓은 만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용적률 상향 조정하고 상생주택 공급 추진
이 땅을 소유한 이모 씨 등 2명과 이들이 소유한 법인은 서울시에 민간공공협력형 상생주택사업을 신청했다고 한다. 민간공공협력형은 민간이 보유한 토지에서 자치단체가 도시계획시설 이전·해체 등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스위스그랜드호텔 부지는 현재 제2종일반주거지역(용적률 150~250%)에 위치한다. 2종일반주거지는 현행법상 숙박시설이 들어설 수 없지만, 호텔이 들어선 1980년대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관광숙박특별법에 따라 숙박시설 건축을 허용했다. 스위스그랜드호텔 현재 용적률은 193.8%다.
서울시는 이곳을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해 용적률(200~400%)을 늘릴 계획이다. 대신 공공기여율 25~30%를 적용해 상생주택을 건립할 생각이다. 공공기여율은 전체 토지 중에서 도로·공원·임대주택 등 공공시설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상생주택은 서울시가 대규모 공공택지가 부족해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자 새로 내놓은 장기전세주택이다. 기존 장기전세주택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택지를 개발한 뒤 아파트를 지어 공급했다면, 상생주택은 민간이 보유한 토지에 공공이 재원을 투입해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이다.
서대문구가 작성한 ‘스위스그랜드호텔 부지 개발추진현황’에 따르면 서울시는 도시관리계획 결정안 검토를 마쳤고, 지구단위계획 인허가도 일괄 처리(의제처리)하기로 했다. 이에대해 서울시 송정미 상생주택팀장은 “협의가 성사하기 전까지는 협의 과정을 공개하지 않는다”며 “모든 상생주택 후보지 중에서 건축규모·사업계획을 포함한 계획안을 제출한 곳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勞 “호텔 피트니스 신규 회원 안 받아”
유창목 스위스그랜드호텔 노조위원장은 “사측이 코로나19를 핑계로 계속 호텔 사업 영역을 축소하거나 피트니스 신규 회원을 받지 않으면서 영업 정상화가 어렵다고 한다”라며 “영업을 할 수도 있고, 매각도 할 수 있다는 모순적인 태도”라고 전했다.
한편 스위스그랜드호텔 개발을 맞은편 홍은동 유진상가 개발과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대문구는 유진상가와 접한 인왕시장을 동시에 복합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해당 부지에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을 조성하는 방안을 주요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호성 의원은 “10여년 전 유진상가·인왕시장 재개발이 홍제초등학교 일조권 침해 문제로 무산한 적이 있다”며 “스위스그랜드호텔 부지와 맞물려 홍제초교를 호텔 부지로 이전하면, 유진상가·인왕시장 재개발도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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