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사의’가 불러온 전경련·경총 통합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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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회장이 자리를 내려놓고 싶어 한다. 문제는 후임자가 없다는 데 있다." 지난해 말 한 재계 인사가 했던 말이다.
재계 관계자는 "손 회장의 기본적인 생각은 '민간 경제단체가 두 개나 있을 필요가 있나. 힘을 합쳐서 규모를 키우고, 국가 비전도 만들면 좋지 않겠는가'라는 거다. 전경련 회장을 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얘기이긴 한데, 경총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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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회장이 자리를 내려놓고 싶어 한다. 문제는 후임자가 없다는 데 있다.” 지난해 말 한 재계 인사가 했던 말이다. 이 말은 몇 개월 뒤 현실이 됐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누가 전경련 차기 회장에 오를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직까지 손을 들고 나서는 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줄곧 전경련과의 통합을 얘기해왔던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만이 비교적 확실한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경련과 경총의 통합설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허 회장은 최근 전경련 부회장단과의 식사 자리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허 회장과 호흡을 맞춰온 권태신 상근부회장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허 회장은 2011년부터 6회 연속으로 회장을 맡은 최장수 회장이다. 2017년과 2019년, 2021년 회장 교체기에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으나 마땅한 후임자가 없어 계속 회장직을 이어왔다.
전경련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재계 관계자는 “아시다시피 전경련이 2016년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 때 4대 그룹이 탈퇴하는 등의 내홍을 겪었다. 허 회장도 물러나려 했지만, 후임자가 없어 직을 계속 이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사의 의사를 밝히면서 전경련의 전면적 쇄신을 이유로 들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 들어 경제계 대표단체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힘써 온 전경련이 최근 윤 대통령과의 경제단체장 만남에서 제외된 것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는다.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후임자다. 전경련 측은 내심 10대 그룹에서 손을 들고 나왔으면 한다. 하지만 선뜻 나서는 곳은 없다. 매번 하마평에 올랐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수차례 전경련과 경총의 통합을 주장해왔다. 경총은 애초 전경련 내부 조직에서 출발했다. 1970년 산업화로 노동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자 전경련에서 떨어져 나와 노사관계를 전담하는 사용자단체로 설립됐다. 손 회장 취임 이후 경총은 종합 경제단체로서의 면모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손 회장의 기본적인 생각은 ‘민간 경제단체가 두 개나 있을 필요가 있나. 힘을 합쳐서 규모를 키우고, 국가 비전도 만들면 좋지 않겠는가’라는 거다. 전경련 회장을 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얘기이긴 한데, 경총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전경련 내부에서는 손 회장이 차기 회장에 오를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 전경련 관계자는 “회장단에서 의논해서 (회장) 결정을 한다. 아직 논의 과정이 좀 더 필요한 것 같다.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말하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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