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이름 치이(治李)·치승(治承)·치만(治晩) 짓도록 [김삼웅의 인물열전 - 월파 서민호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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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호는 49세이던 1952년 4월 25일 서창선 대위 살해사건으로 경찰에 자수하여 구속된 이후 국회의 석방결의안으로 잠시 풀려났다가 계엄선포로 재구속되어 장장 8년을 대구와 대전형무소에서 복역하였다.
내가 손자 손녀의 이름을 그와 같이 작명토록 한 것은 꿈에도 잊지 못하고 나의 뼈에 사무치도록 증오하는 독재자에 대한 앙갚음을 깊이 잊지 않기 위한 심정에서였고 "이승만을 다스린다"는 뜻으로 손자 손녀에게까지 '반 이승만의 사상'을 고취한다는 뜻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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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웅 기자]
서민호는 49세이던 1952년 4월 25일 서창선 대위 살해사건으로 경찰에 자수하여 구속된 이후 국회의 석방결의안으로 잠시 풀려났다가 계엄선포로 재구속되어 장장 8년을 대구와 대전형무소에서 복역하였다.
1959년 11월 9일 어머니가 별세했으나 정부는 귀가조치를 해주지 않았다. 3일간 단식으로 못다한 효심을 표시했다. 면회도 월 1회로 제한하고, 신문과 잡지의 구독도 금지시켰다. 주위에서 이승만대통령에게 진정서를 내면 풀려날 것이라는 제안도 있었으나 수용하지 않았다. 고혈압과 탈장으로 신음하면서 병감으로 옮겨줄 것을 요청했으나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남(원룡)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가족 면회에서 알게 되었으나 결혼식에도 참석할 수 없었다. 얼마 후 손녀가 태어났다고 한다.
손녀가 출생했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고 손녀의 이름을 작명해주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손녀의 이름을 치이(治李)라고 지어 주었다. 그리고 그 후 다시 손자를 보게 되어 손자 이름도 치승(治承)이라고 명명하라고 일러 주었다.
내가 손자 손녀의 이름을 그와 같이 작명토록 한 것은 꿈에도 잊지 못하고 나의 뼈에 사무치도록 증오하는 독재자에 대한 앙갚음을 깊이 잊지 않기 위한 심정에서였고 "이승만을 다스린다"는 뜻으로 손자 손녀에게까지 '반 이승만의 사상'을 고취한다는 뜻에서였다. 그리하여 내가 죽으면 자식이, 자식이 죽으면 손자 때까지라도 3대사업의 정치적 신조로 삼자는 것이다. (주석 12)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손자들의 이름에 "이승만을 다스리라"는 의미를 담도록 하였을까. 이와 관련 그의 소견을 들어보자.
사실 나는 정치인으로서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하여 옳다고 생각하는 점에 대하여 굳은 신념과 정의를 가지고 싸웠다. 오직 여기에는 자연인이며 개인적인 관계에 있어서의 나와 이승만씨 와의 모든 것을 초월하여 싸운 것이 그의 정적으로 낙인을 받게 되었고 결국에는 개인적이며 공적인 면에서까지 그의 미움을 받게 되어 생명의 위협을 여러 차례에 걸쳐 받았으며 그후 그가 사주한 듯한 서창선의 저격으로부터 내 몸을 수호하기 위한 순천사건이 정당방위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직 내가 정적이라는 데서 끝까지 불법재판으로 나를 죽이려고 한 위인이기 때문에 정치적 대립 관계에서 보다 인간적인 면에서 증오의 대상 인물이 아닐 수 없었던 것이다.
그의 정치적 공죄를 떠나서라도 인간적인 면에서 논해 볼 때 아무리 그가 정치가인 면에서 정치적 자신의 재확대와 확충을 위하여 독재정치를 자행하기 위해서의 잔인한 방법을 썼다고 하더라도 그 방법과 비인간적인 처사는 전세계적인 군주들의 수법 그대로였기에 나의 그에 대한 적개심과 분노는 더 한층 깊어진 것이다.
정치인도 정치인이기에 앞서 인간적이어야 한다. 이 인간적인 기조위에 정치를 해 나가야만 이것이 옳은 정치요 민중과 통하는 정치가 되어 민중의 지지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의 정치에는 이 귀중한 휴머니즘이 결여되고 있었던 것이다. (주석 13)
주석
12> <명인 옥중기>, 116쪽.
13> 앞과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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