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배우는 평양 소녀 '유미' 떴다…그녀의 '수상한 브이로그'
평양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짧은 영상으로 소개하는 새로운 유튜버가 등장했다. 유튜브에서 '유미의 공간'(Olivia Natasha- YuMi Space DPRK daily)이라는 채널을 운영하는 '유미'라는 이름의 여성 얘기다. 지난해부터 비정기적으로 브이로그(v-log·자신의 일상을 편집한 영상) 형식의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첫 영상에서 자신을 '평양에 사는 유미'라고 밝힌 여성 브이로거는 영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몇 년째 평양을 방문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평양이 궁금하실 것"이라며 "저의 모습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평양의 모습과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점을 방문해 각종 음료와 아이스크림 등의 제품을 보여줬다. 또 다른 영상에선 평양 중구역에 있는 능라인민유원지에서 놀이기구를 즐기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 밖에도 북한 과자와 불고기 등 먹거리를 소개하는 브이로그를 잇달아 올렸다. 유미의 채널은 지난해 6월 21일에 개설됐으며 현재까지 총 10개의 브이로그가 게시돼 있다.
특히 유미는 자신의 일상 소개하며 평양이 '살기 좋은 곳' 임을 한껏 드러냈다. 지난 14일 영상에서는 낙랑구역 통일거리에 있는 운동센터를 찾아 PT(헬스 개인 트레이닝), 요가 수업을 받은 뒤 "이제는 운동을 그만하겠다"며 "즐거웠고 밤에 잠도 잘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마치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유행하는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을 인증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다만 유미가 공유한 평양의 일상은 일반 주민들의 생활과는 큰 차이가 있다. 그가 일상에서 소개한 장소들이 대부분 평양에서도, 일부 특권층만 누릴 수 있는 위락시설이라는 점에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유미'가 평양의 핵심계층 출신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7월 탈북민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유튜브에 등장한 북한 키즈 유튜버 임송아(12)가 영국 런던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함께 근무했던 외교관 임준혁의 딸이며, 그의 증조할아버지는 2015년 사망한 이을설 북한군 원수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 당국이 각종 유튜버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체제 선전 효과를 높이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유미'는 브이로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 주민들의 생활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언급을 빠뜨리지 않았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채널들이 플랫폼 정책 위반으로 계속 폐쇄되자 '개인 채널'로 선전 수단을 확대하는 모습"이라며 "주민들의 일상을 담은 영상을 프로파간다로 활용해 '우리도 여느 국가와 다르지 않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구글(Google) 언론담당자는 최근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를 올린 개인 계정들이 구글의 정책을 위반하고 있지 않으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위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는 공식 답변을 내놨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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