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윌리엄스 후계자'...라두카누-고프, 영·미 테니스 아이돌 격돌
영국과 미국의 여자 테니스 차세대 수퍼스타가 2023 호주오픈 2라운드에서 맞붙는다. 2002년 에마 라두카누(77위·영국)와 코코 고프(7위·미국)가 주인공이다.
21세 라두카누는 16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새해 첫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 여자 단식 1회전에서 타마라 코르파치(76위·독일)를 2-0(6-3, 6-2)으로 물리쳤다. 이달 초 발목 부상으로 이번 대회 불참 가능성이 제기됐던 라두카누는 공격 성공 횟수에서 27-10으로 코르파치를 압도했다. 1시간25분 만에 2회전 진출을 확정했다.
라두카는 2021년 US오픈 단식에서 19세의 나이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당시 예선을 거쳐 올라온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또 예선 3경기와 본선 7경기 등 총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상대에게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퍼펙트(무실 세트) 우승'을 달성했다. 2014년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미국) 이후 7년 만의 진기록이었다. US오픈은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과 더불어 테니스 4대 메이저로 불리는 대회다.
라두카누는 소녀처럼 앳된 외모에 톡톡 튀는 발랄함을 갖춰 테니스계 아이돌로 불린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스타성을 지닌 덕분에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린다. 그는 중국계 어머니와 루마니아계 아버지를 뒀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났고, 3세 때 영국에 이민했다. 런던에서 자랐다. 경기장은 물론 훈련 코트까지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닌다.
고프는 같은 날 카테리나 시니아코바(46위·체코)를 2-0(6-1, 6-4)으로 꺾었다. 고프는 지난해 프랑스오픈 깜짝 준우승을 차지했다. 2004년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가 17세 나이로 윔블던 결승에 오른 이후 최연소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결승 진출이었다.
고프는 '제2의 세리나 윌리엄스'로 기대를 모은다. 윌리엄스는 메이저 대회 23회 우승을 자랑하는 레전드다. 고프는 19세로 여전히 10대라서 경기마다 기량이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라두카누가 고프보다 앞서지만, 개인 최고 랭킹은 고프가 4위, 라두카누 10위로 고프가 우위다. 라두카누와 고프는 아직 맞대결한 적이 없다.
고프는 2회전 진출을 확정한 뒤 인터뷰에서 "라두카누가 더 부담이 클 것"이라면서 "나는 15세 때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지금은 압박감을 이겨내는 법을 잘 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외신도 두 차세대 수퍼스타의 맞대결을 주목했다. 프랑스24는 "라두카누와 고프의 '호주오픈 블록버스터'가 펼쳐진다"고 예고했다.
한편 한국 남자 테니스 간판 권순우(26)는 16일 발표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세계 랭킹에서 지난주 84위보다 32계단이 오른 52위를 기록했다. 개인 최고 순위 타이기록이다. 그는 2021년 11월에도 52위에 오른 적 있다. 권순우는 지난 14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끝난 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에서 우승했다. 한국 선수 최초로 ATP 투어 단식 2회 우승을 달성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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