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당원 역할 고심"…尹, 윤심 논란 속 국힘 전당대회 가나
“1호 당원으로서의 역할을 고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참석 여부를 묻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한 말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통령은 각 정당의 ‘1호 당원’으로 불려왔다. 당헌에 명시되진 않았지만, 각 정당의 가장 중요한 당원이란 상징적인 의미다. 이 고위 관계자는 1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도 당원”이라며 “과거 관례를 살펴보며 여러 방안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역대 전당대회는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내는 기회로 활용돼왔다. 가장 많은 당원을 대면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국민의힘 소속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출신 대통령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에 참석하지 않거나 영상 메시지로 갈음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 참석은 물론 직접 연설까지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임 기간 두 번의 전당대회(2014년·2016년) 모두 참석했다. 한 대통령실 참모는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못 갈 이유는 없지 않으냐”고 했다.
이런 대통령실을 고심케 하는 건 여당 내 달아오르는 이른바 ‘윤심 논란’이다. ‘진윤 감별사’란 말까지 나오며 당내 갈등이 거세지자 전당대회에 대한 언급 자체를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40%대까지 상승세를 이어왔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시 꺾이는 조짐도 감지된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16일 발표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주간 긍정 평가(9일~13일)는 39.3%로 지난주 대비 1.6%포인트 하락하며 5주 만에 30%대로 내려앉았다. 지난 12일 발표된 갤럽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6주 만에 2%포인트 하락한 35%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의 분란이 있을 때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꺾이는 상황이 반복돼 전당대회와는 최대한 거리를 두자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일각에선 2014년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가, 비박계로 분류된 김무성 전 의원의 승리로 정치적 타격을 받았던 ‘김무성 트라우마’가 종종 언급되기도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도 과거 전당대회 사례를 모두 보고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대통령실은 친윤계 의원들과 각을 세우는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출국 전 전당대회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며 “지난주 해임으로 나 전 의원 문제는 일단락된 상태다. 따로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에선 나 전 의원이 SNS을 통해 자신의 해임과 관련해 반박하는 여러 주장에 대해 불쾌해하는 기류도 상당하다. 한 여권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의 말에 반박하지 않는다고 하여 그 주장이 모두 사실이란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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