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설맞이 협력사 납품 대금 조기 지급 규모 늘려

지난해 대비 24.2% 증가

[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경기 불황에도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이 설 명절을 앞둔 협력사의 자금난을 덜어주고자 하도급 및 납품 대금 조기 지급 규모를 전년보다 24.2% 늘리기로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는 '2023년 주요 기업의 설 전 하도급 및 납품 대금 조기 지급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주요 기업이 설 명절 전에 협력사에 지급할 납품 대금 규모가 7조7000억원이라고 16일 밝혔다. 지난해(6조2000억원)보다 24.2% 증가한 규모다.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는 최근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경기 불황과 설 명절 전 상여금 지급 등으로 중소기업의 자금 압박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기업이 납품 대금 조기 지급 규모를 전년보다 늘려 협력사의 자금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도 더했다.

국내 주요 기업은 협력사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다양한 지원 활동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17개 관계사는 설 명절을 앞두고 임직원 대상 농수산물과 가공식품 온라인 장터를 운영해 49개 협력 중소 업체의 판로 확대와 내수 경기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SK그룹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설을 앞두고 협력사 구성원 7000여명을 대상으로 상생기금 36억원을 전달할 예정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사업장 인근 지역 6개 동의 저소득 가정 700여곳에 명절 선물을 전달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온누리상품권 95억원을 임직원에게 지급해 전통시장 활성화 등 내수 진작에 힘을 보탠다. 전국 서비스 거점에서 ‘설 특별 무상 점검 서비스’를 준비해 소비자의 안전한 귀성길도 돕는다.

LG그룹은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지역의 소외 이웃에게 생활용품·식료품 등 생필품을 전달한다. LG전자는 학용품과 설음식을 준비해 암사재활원 장애 아동에게 전달하고,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는 지역 주민과 노인복지시설에 명절 선물과 식료품을 기부한다.

CJ제일제당은 협력사와 협력사 임직원에게 선물 구매 금액대별 5~10% 추가 할인에 더해 최대 150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한다. 네이버는 본사 및 계열 법인 사업장에 상주하는 협력사 임직원 900여명을 대상으로 명절 선물 세트를 지급한다.

롯데, 한화, GS, 현대중공업 등 주요 기업은 상생협력펀드, 상생결제시스템을 운영해 협력사의 원활한 자금 운영을 지원하고 금융 비용 부담을 줄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경영상의 직·간접적인 피해를 본 지역 협력사를 대상으로 원료 선 구매와 수출 및 긴급 금융 지원을 실시해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박철한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협력사에 대한 대기업의 동반 성장 온기가 2·3차 협력사까지 전해질 수 있도록 중견·중소기업에도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동반 성장 문화가 확산해 모든 기업이 넉넉한 설 명절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