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新중동붐 타고 수소영토 확장 '청신호'
주춤했던 현대차그룹 수소생태계 구축 전략 힘 받을 듯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계기로 국토교통부와 UAE 에너지인프라부간 수소사업 및 미래 모빌리티 관련 양해각서(MOU)가 잇달아 체결되면서 국내 수소 및 모빌리티 생태계를 이끌어 온 현대자동차그룹이 다양한 사업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6일 국토부와 업계에 따르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날 UAE 아부다비에서 UAE 에너지인프라부 장관과 ‘도시내 수소의 생산·유통·저장·활용에 관한 MOU’, ‘미래 모빌리티 협력에 관한 MOU’, ‘스마트인프라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세 건의 MOU 중 주목되는 부분은 수소 관련 사업이다. 주거·교통에서 수소를 주 에너지로 활용하는 친환경 수소도시 조성을 목표로, 양국이 함께 추진하는 ‘해외수소기반 대중교통 인프라 기술개발사업’을 가속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와 수소전기차, 수소충전인프라 등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며 수소생태계 구축에 노력을 기울여온 현대차그룹에게 있어 중동의 부국 UAE의 수소 사업 참여는 반가운 일이다.
현대차그룹은 1998년부터 수소연료전지 개발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등 친환경 시대를 앞장서서 준비해왔다. 그 결과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의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갖추고 투싼 FCEV를 선보였으며, 2018년에는 뛰어난 상품성을 갖춘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시했다. 2020년 7월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유럽으로 수출을 시작한 바 있다.
수소전기차의 동력원인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경우 2030년까지 연간 70만기까지 공급능력을 확대해 자체 수요 뿐 아니라 해외 자동차업체들에게까지 공급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려놓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021년 9월 현대차그룹의 수소사업 비전을 제시하는 글로벌 온라인 행사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에서 “수소에너지를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 쓰는 수소사회를 2040년까지 달성하려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노력과는 별개로 수소생태계 구축 속도는 예상보다 더딘 실정이다. 수소 생태계가 활성화되려면 수요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최대 수요처인 모빌리티 분야에서 수소차가 전기차에 비해 더딘 확산 속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충전 시간이나 에너지 밀도 등에서 강점을 보이는 수소연료전지의 특성상 승용차보다는 트럭이나 버스 등 상용차 분야에서 먼저 수소전기차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수소인프라를 구축하고 대중교통을 수소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UAE의 움직임은 현대차그룹의 수소영토 확장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과 UAE는 오는 2025년까지 총 5년간 340억원을 투입, 수소충전소 기술을 우리나라 대전과 UAE 현지에서 실증할 예정이다.
특히 UAE에서의 실증 사업은 사막 기후에 적합한 ‘태양광 활용 수전해 수소’의 대량 생산 기술을 개발해 저렴한 수소 생산과 활용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국토부는 이번 MOU 체결을 통해 UAE 현지 실증부지 확정과 관련 인허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부터 UAE 현지에서 실증사업이 착수되고, 수소 관련 해외시장 개척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국간 모빌리티 분야 협력이 이번 윤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더욱 강화된다는 점도 현대차그룹에게는 호재다.
우리나라와 UAE는 지난 2015년 교통협력 MOU를 체결한 바 있으며, 이번 MOU를 통해 협력 범위를 자율주행차, 모빌리티 서비스(MaaS), 전기·수소차 등 최신 모빌리티 트랜드를 반영한 미래 모빌리티 분야 전반으로 확대키로 했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전동화 전환 및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서비스, 자율주행 레벨 고도화 및 상용화를 주요 사업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이 시장에 안착하려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다양한 사업모델을 발굴해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UAE와의 수소 및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진일보된 협력 논의는 현대차그룹에게 있어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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