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빚보증 150조 돌파…무역 여건 악화에 '긴장'

부광우 2023. 1.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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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권이 고객의 빚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대신 책임지겠다고 보증한 금액이 15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수출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관련 기업에 대한 보증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무역 수지가 사상 최대 규모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무역 여건이 악화되면서, 빚보증을 둘러싼 은행권의 위험 관리에도 긴장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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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36조6천억 '급증'
사상 최대 무역 적자 '암운'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뉴시스

국내 은행권이 고객의 빚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대신 책임지겠다고 보증한 금액이 15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수출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관련 기업에 대한 보증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무역 수지가 사상 최대 규모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무역 여건이 악화되면서, 빚보증을 둘러싼 은행권의 위험 관리에도 긴장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이 보유한 확정·미확정 지급보증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 159조4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8%(36조6372억원) 늘었다.


지급보증은 표현 그대로 보증을 해준 고객이 돈을 갚지 못하게 됐을 때 해당 은행들이 이를 대신해 상환해주겠다고 약속한 돈을 의미한다.


은행별로 보면 기업의 수출을 지원하는 국책 금융기관인 한국수출입은행의 지급보증이 53조7596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6.5% 증가하며 조사 대상 은행들 중 가장 많았다. 또 다른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의 지급보증도 18조2269억원으로 33.6%나 늘었다.


아울러 주요 시중은행의 빚보증이 많은 편이었다. 하나은행은 21조5016억원으로, 신한은행은 18조7568억원으로 각각 40.3%와 20.8%씩 지급보증이 증가했다. KB국민은행 역시 13조3143억원으로, 우리은행은 13조640억원으로 각각 38.0%와 10.4%씩 해당 금액이 늘었다.


지급보증 규모 상위 10개 은행.ⓒ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은행권의 지급보증 확대는 수출 호조의 영향이 크다. 은행권의 지급보증 대부분이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어서다.


은행은 주로 신용장 거래를 비롯한 각종 무역거래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차입하려는 기업이 담보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급보증을 해 준다. 이에 따라 무역 거래에 문제가 생기거나 기업이 부도를 냈을 경우 지급보증을 한 은행이 돈을 변제하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수출은 6839억 달러로 전년 대비 6.1%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세계 수출 순위는 전년 7위에서 6위(1~9월 기준)로 한 단계 상승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25억1000만 달러로 처음으로 25억 달러 대에 진입했다.


문제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빠르게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무역 여건은 도리어 나빠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무역 수지는 472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적자액은 종전 최대였던 외환위기 직전 1996년(206억2000만 달러)의 두 배를 넘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는 수출에도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 기업 15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0.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업종별로는 반도체·디스플레이·컴퓨터·이동통신 기기 등이 포함된 전기·전자의 수출이 같은 기간 대비 1.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석유화학·석유제품도 -0.5%로 추정됐다.


이렇게 되면 은행권이 떠안아야 할 지급보증 리스크도 확대될 공산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무역 환경 악화가 지급보증을 통해 은행권에 전이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인 위험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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