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해찬 전 수행비서도 쌍방울 계열사 사외이사로 재직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직 보좌관이 쌍방울그룹 계열사의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이 전 대표가 당 대표였던 2018~2020년 이해찬 의원실 4급 보좌관으로 일한 황모(63)씨는 이 전 대표의 국회의원 임기가 2020년 5월로 만료되기 직전인 같은 달 14일 코스피 상장사 미래산업의 비상근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미래산업은 황씨가 사외이사로 취임하기 한 달쯤 전인 2020년 4월 쌍방울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는 황씨가 이곳에서 경영자문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돼 있다.
주변 지인에 따르면 황씨는 2000년대 중반부터 이 전 대표의 수행비서로 일했다고 한다. 운전기사로 일하다 19대 국회 무렵부터는 수행과 일정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2018년 8월 당 대표에 취임한 뒤 4급 보좌관 직함으로 이 전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수행했다. 그가 미래산업 사외이사로 취업한 2020년 5월부터 같은 해 8월까지 약 3개월은 이 전 대표의 당 대표 재임 기간과 일부 겹친다.
황씨는 이 전 대표가 야인이 된 2020년 8월 이후에도 수행 업무를 하다 지난해 이 전 대표의 회고록(『꿈이 모여 역사가 된다』) 출판기념회(10월 17일)를 앞두고 돌연 일을 그만뒀고, 주변 지인들과도 연락이 끊겼다고 한다. 그 무렵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사장을 지낸 사단법인 동북아평화경제협회를 압수수색(10월 6일)했다.
당시 압수수색 대상지엔 협회 사무실 한 층 위에 있는 이해찬 전 대표의 사무실도 있었다. 이 전 대표는 당 대표 임기를 마친 2020년 8월부터 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다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미래산업의 지난해 11월 분기보고서에는 황씨의 주요 경력이 여전히 ‘현(現) 이해찬 의원 비서실장’으로 적혀있다. 사외이사 임기는 오는 5월 13일까지다. 중앙일보는 황씨의 사외이사 선임 경위 등을 묻기 위해 보좌관 시절 황씨의 연락처로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미래산업 관계자는 “휴일이라 확인이 힘든 상황이어서 답변이 어렵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쌍방울그룹 계열사 사외이사는 이화영 전 부지사를 비롯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주변 인물들이 다수였다. 대표적인 이해찬계 인사였던 이화영 전 부지사는 2011년 10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쌍방울그룹 고문으로, 2017년 3월부터 2018년 6월까지는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쌍방울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이 전 부지사는 사외이사에서 물러난 뒤에도 쌍방울그룹 측으로부터 지속해서 뒷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됐다.
이 전 부지사 외에도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친형 강제입원’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대리한 이태형 변호사, 나승철 변호사는 각각 2019년 12월부터 2021년 1월까지 비비안에서, 2020년 9월부터 2021년 2월까지 나노스(현 SBW생명과학)에서 사외이사를 지냈다. 이 변호사는 이 대표 대선 캠프 법률지원단장이기도 했다. 조계원 전 경기도 정책수석도 2020년 9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나노스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이재명 대표가 경기지사일 때 경기도 고문변호사를 지낸 김인숙 변호사는 디모아에서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사외이사를 지냈다. 비비안·나노스·디모아 모두 쌍방울그룹 계열사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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